[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타자에게 부담감은 가장 큰 적이다.
어깨가 굳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1위 추격을 받고 있는 SK 타자들이 꼭 그랬다. SK 타선 2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삼성 선발 정인욱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시즌 8승3패의 SK 선발 소사와 올시즌 1승도 없이 두번째 선발 마운드에 선 삼성 정인욱의 선발 맞대결. 미스매치는 결과적으로 SK 타자들에게 독이 됐다. 빨리 선취점을 뽑아야 한다는 조바심 속에 득점권 찬스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1회 1사 3루 찬스에서 3번 최 정이 133㎞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정의윤의 직선타로 선취점 실패. 2회, 3회 연속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무산됐다.
0-0이던 4회초 변수가 생겼다. 1사 후 우천 중단이 됐다. 21분 후 재개된 경기. 쉬었다 던져야 하는 투수 정인욱에게 아무래도 불리한 상황이었다. 마운드에 진흙이 스파이크에 많이 묻어 신경쓰이는 모습. 2사 후 정인욱은 김강민에게 빗맞은 2루타를 맞은 뒤 8번 최 항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삼성으로선 불길한 상황.
김성현은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섰다. 정인욱은 볼 3개를 잇달아 슬라이더를 던져 1-2를 만들었다. 김성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패스트볼 하나만 노리고 있는 상황. 4구째도 슬라이더였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진 공을 포수 김도환이 미처 블로킹 자세를 취하지 못하면서 뒤로 빠뜨렸다. 폭투로 기록됐지만 포수의 실수였다. 2사 2,3루.
정인욱으로선 다시 변화구를 던지기 부담스러웠다. 실제 그는 2구 연속 패스트볼을 던졌다. 하지만 김성현의 배트는 정인욱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파울 이후 볼. 패스트볼 2개가 지나간 뒤 풀카운트에서 던진 133㎞ 포크볼에 배트가 나왔고 3루 땅볼에 그쳤다.
갑작스러운 우천 중단도 상대 실수도 SK 타자들의 부담감 해소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억눌린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다면 이날 경기를 넘어 남은 경기들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