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시간이 금방 지나가네요."
26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 대행은 상념에 젖은 듯 했다.
이날은 KIA의 올 시즌 마지막 원정 경기였다. 가을야구와 멀어진 KIA지만, 5월 16일 김기태 전 감독을 대신해 난파 직전의 팀을 맡아 이끌어 온 박 대행에게는 감회가 남다를 만한 경기였다. 박 대행은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벌써 이렇게 (시즌 마지막 원정 경기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KIA나 박 대행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을 만한 시즌이었다. 최하위로 떨어진 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 대행은 부임 첫 승을 6연패 탈출로 장식했다. 이후 전반기 부진했던 일부 베테랑 선수들을 겨냥해 "돈값을 하라"고 일갈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앞장섰다. 가능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던 신예들을 지속적으로 기용하며 돌파구를 찾아갔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KIA는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고, 박 대행이 추진한 변화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힘을 잃어갔다. '시한부' 꼬리표가 뒤따르는 대행직의 한계였다.
KIA는 시즌 종료 후 본격적으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선다. 대행직을 맡았던 박 대행의 거취도 시즌 종료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행은 "좋았던 경기도 있었고 안좋은 모습을 보이는 상황도 있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KIA를 이끌게 돼)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를 거치면서 지도자 인생에도 큰 공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