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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조짐 SK 워니 "내가 센터로 살아남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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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많은 노력을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팀 중 하나가 서울 SK 나이츠다. 2017~2018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더니,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9위에 그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이번 비시즌 참가한 터리픽12에서 쟁쟁한 아시아 상대팀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25)가 있다. 여러 팀들이 군침을 흘릴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자원으로, 2017~2018 시즌에는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 베스트5, 올해의 센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터리픽12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줬다. 터리픽12 이전 연습경기에서 48득점을 기록하는 등 기대감을 부풀려놓은 가운데, 더 강한 팀들과의 실전에서도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워니는 KBL 무대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유형의 외국인 선수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자신의 플레이에만 신경 쓴다. 득점 욕심이 많고, 수비는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 동료들을 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워니는 매우 이타적이다. 동료들에게 패스도 잘 내주고, 스크린과 리바운드 등 궂은 일도 잘한다. 공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도 있다. 플로터와 같이 엉성하게 던지는 슛들의 성공률이 매우 높다. 대단히 열심히 뛰는 것 같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데 경기가 끝나고 나면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기록은 차곡차곡 쌓여있다.

워니는 "내 장점은 포스트 플레이도 있지만, 패싱 능력도 꼽을 수 있다. 우리 팀은 슈터가 많다. 나 말고도 해결해줄 선수가 많다. 다른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미국에서도 이런 플레이를 즐겨했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자신이 돋보이려 하는 선수들이 모인 G리그, 이런 플레이를 하기 힘든 환경이다. 워니는 이에 대해 "내 기록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맞는 농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나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찬스가 골고루 나야 농구가 바른 방향으로 간다"는 자신의 농구 철학을 밝혔다.

워니는 키가 2m다. 센터 치고는 크지 않다. 엄청난 키, 체구, 운동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줄을 서 있는 미국이라면 센터로 플레이하기 쉽지 않다. 워니는 이에 대해 "장신 선수, 근육질의 선수들과 많이 상대했다. 하지만 그들보다 분명 힘은 내가 더 좋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높이도 중요하지만, 농구는 기술도 중요하다. 키가 작으니 어디서 공을 잡나,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상대를 제치는 나만의 슛 기술 등이 생겼다. 키 크고 점프력이 좋은 선수들을 넘어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연습경기와 터리픽12에서 보인 약점은 슈팅. 미들슛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워니는 "슛은 들어갈 때도, 안들어갈 때도 있다. 새 공인구에 조금 더 익숙해져야 한다. 공과 친해지려 노력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하며 "감을 잡으면 3점슛까지도 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니는 새로운 직장 KBL리그에 대해 "생각보다 좋은 리그다. 레벨이 높다. 선수들의 기량이 매우 좋다"고 말하며 "상대팀들과 연습경기를 해보니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은 없을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면 오르락 내리락 하는 페이스가 있을텐데, 그 부분을 잘 조율하면서 SK의 우승을 이끌어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