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30대 남녀 관객들이 100% 공감할, 아주 보통의 연애인 듯 보이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한 '가장 보통의 연애'. 단언컨대 올 가을, 극장가의 최고의 복병이다. 보통의 이야기 조차 빛나게 만나는 김래원과 공효진 두 배우의 '싱크로율 100%'의 현실 로맨스 연기까지 더해졌으니 금상첨화다.
전 여자친구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과 전 남자친구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김한결 감독, 영화사 집 제작). 2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래원, 공효진, 김한결 감독 참석했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비현실적이고 판타지 같은 연애 이야기가 아닌 시작할 때도 끝낼 때도 쉽지 않은 연애와 이별에 대한 솔직하고 특별한 이야기로 차별화된 재미를 전한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시작으로 환상적이고 달콤한 우연으로 그려내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각자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련, 후회, 분노 부정을 오가는 연애의 뒤끝 있는 쓴맛까지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무릎을 치게 할 정도로의 진한 공감을 자아낸다. 연애를 둘러싼 복잡 미묘한 감정부터 지나고 나면 '보통'이어도 할 때는 남들보다 유별나고 자신에게 특별했던 연애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하며 2019년,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남녀들 '진짜 사랑'를 정면으로 바라본다.연애와 사랑 이야기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현실적인 직장 생활 이야기도 돋보인다. 부하 직원들의 고충은 전혀 이해해 주지 않으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강조하며 자신이 좋은 상사라고 착각하는 대표와 어디서 웃어야 될지 모르는 농담과 태도로 똘똘 뭉친 꼰대, 겉으로는 웃으며 격려해주만 뒤에서 서로를 헐뜯으며 소문을 퍼뜨리는 회사 동료들, 동상이몽인 사람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 등 30~40대 직장인들이 매일 같이 느끼는 직장 생활의 민낯이 코믹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담겨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보통의 연애'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다. 드라마 '눈사람' 이후로 16년만에 다시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김래원과 공효진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된 듯 싱크로율 100%의 연기를 펼친다. 사랑에 대해 쿨하고 거침없어 보이지만 깊은 트라우마를 가진 선영 역의 공효진은 '원조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그냥 붙은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사랑에 상처받고 슬픔에 빠지지만 항상 자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재훈 역의 김래원은 오랜만에 돌아온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그야말로 훨훨 난다. 특히 영화 속 그의 주사 연기는 영화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 여기에 오지라퍼 친구 병철 역의 강기영은 물론 모든 조연 배우들이 뛰어난 합을 보여주며 웃음을 더한다.
이날 김한결 감독은 '가장 보통의 연애'의 이야기에 대해 "같이 시나리오를 발전시킨 PD님을 비롯해 배우들과도 연애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바로바로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특저 인물을 생각하면서 그렸던 이야기는 아니고 공감대를 최대한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전했다.
또한 김래원과 공효진과 함께 작업하게 된 소감에 대해 묻자 "두분과 작업하면서 굉장히 돋보였던 건 서로가 서로의 연기가 돋보이도록 배려를 많이 한다는 거였다.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는 모습에 정말 여러가지로 놀랐다"며 "두 분의 로코의 킹 아니신가. 황제의 귀환을 보고 싶었다"며 웃었다.김래원은 극중 재훈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극중 재훈의 매력은 순수한 마음인 것 같다. 처음부터 재훈 역을 임할 때부터 주어진 상황에 맡게 집중하고 솔직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재훈은 순정파인 것 같다. 순수한 모습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사랑에 서툰 재훈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 인물이 지질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영화 속에서 재훈처럼 이별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험은 없지만 마음은 같은 것 같다"며 "재훈은 저보다 여리고 순수한 마음이 큰 인물이라서 그렇게 표현된 것 같다. 그냥 사랑과 연애에 있어서 미숙한 남녀가 만나는 과정이 가장 보통의 연애이고 사랑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김래원은 촬영 과정에 대해 떠올리며 "처음에 영화 촬영을 시작할 땐 좀 어색했다. 드라마에서는 로맨스 장르를 했지만 영화는 너무 오랜만이기도 하고 전작을 바로 찍고 넘어와서 더욱 그랬다. 그래도 효진씨과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효진은 "영화를 찍을 때는 다들 이런 연애를 하지 않냐며 다들 이런 '가장 보통의 연애'를 하지 않냐며 찍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특별한 연애인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20대 초반에는 사랑의 열정의 불타오를 때 사랑이 이제는 그때가 지났으니 그런 사랑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랑하는 마음에 무던해진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 다시 지지고 볶더라도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또한 연애 초보자들은 '저런 사람 조심해야지'라는 교과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극중 선영 캐릭터에 대해 "사실 연기할 때는 선영이 굉장히 보통의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좀 위험한 여자인 것 같다. 사랑과 연애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날 김래원과 공효진은 케미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극중 함께 한 커플 케미에 대한 점수를 매겨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래원은 "공효진 씨와 케미는 완벽했다.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공효진은 "최고의 파트너는 박신혜씨 아닌가"라고 되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전날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김래원이 함께 했던 최고의 파트너를 박신혜라고 말한 바 있기 때문.
이어 공효진은 "사실 저희가 영화에서 내내 티격태격하고 못믿고 서로를 이해를 못하고 얄미워하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역할을 상호작용 때문인지 정말로 얄미워하면서 견제하면서 촬영했다"며 막 신인일 때 만났던 동료라서 시간이 15년이 지나서 만나게 됐는데, 발전한 모습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욕심이 영화에 효과적으로 보여 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두 배우는 극중 오피스 라이프를 간접 경험해본 소감도 전했다. 김래원은 "어릴 때부터 배우일을 했기 때문에 오피스 라이프라는게 제게는 익숙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주변에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듣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접했었다. 그래서 생소하긴 했지만 오피스의 고충도 이해하게 됐다. 또 즐겁기도 했다"고 말했다.공효진 역시 "사실 제 직업으로는 공감을 할 수 있는 배경은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진짜 저래요?'라고 많이 물어봤다. 그리고 진짜 영화 속에서처럼 직원들의 개인사를 많이 물어본다더라. 너무 개인적인 일들을 물어보고 조언하려고 하는 그러는 게 정말 그런가 싶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유독 그렇다고는 한다더라"며 "사실 저는 공감을 많이 할 수는 없었지만 회사 생활을 해주시는 분들은 정말 공감을 많이 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장 보통의 연애'는 2011년 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희극지왕 최우수작품상 수상하며 시선을 모았던 김한결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김래원, 공효진, 강기영, 정웅인, 장소연 등이 출연한다. 10월 2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