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알고보니 선발체질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이준영(27)이 인생투를 던졌다. '2위 전쟁'중인 키움 히어로즈를 울렸다.
이준영은 2016년 6월 3일 키움전에서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등판한 이후 1208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관심을 끈 건 개인 최다이닝을 경신하면서 상대 선발 요키시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는 것. 종전 개인 최다이닝은 2016년 6월 3일 키움전에서 소화한 4⅔이닝이었다. 당시 3실점을 기록했다.
1회 초부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두 서건창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어 두산 베어스의 페르난데스와 최다 안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정후를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2회 초에도 같은 양상이었다. 선두 박병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샌즈를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그러나 박동원에게 중전안타를 얻어맞아 1사 1, 2루 위기 상황을 맞았다. 이후 장영석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한 뒤 김혜성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3회 초에는 2사 이후 3루수 고장혁의 실책으로 김하성을 출루시킨 뒤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이정후를 루킹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4회 초 중심타선을 삼자범퇴 시킨 이준영은 5회 초 2사 이후 허정협에게 좌전안타와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상황에 몰렸지만 김하성을 1루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72개로 5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준영은 "처음 선발등판 통보를 받고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여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제구에 신경 쓰면서 최대한 볼넷을 주지 않고 승부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 2016년 첫 선발 때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날은 선발로서 5이닝을 책임져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은 많이 아쉬웠다. 롱릴리프로 나가 실점이 많아 아쉽다. 그러나 구속이 조금 오른 것이 올 시즌 성과인 것 같다. 내년에도 보직에 상관없이 초대한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고 꾸준하게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선발투수였던 이준영이 자신의 역할을 다 해주며 호투를 해줬다. 이후에 올라온 투수들도 기대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야수들 또한 슬라이딩 등 몸을 아끼지 않은 플레이로 전력을 다해준 모습 보기 좋았다. 응원해 주신 팬들께 승리로 보답해 기쁘다. 남은 두 경기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