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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곽경택 감독 "잊혀진 어린 학도병들에 대한 미안함, 내가 '장사리'의 메가폰을 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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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곽경택 감독이 영화 '장사리'에 대해 설명했다.

잊혀진 역사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재조명해 관객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해주는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 태원엔터테인먼트). 김태훈 감독과 함께 공동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친구'(2001)로 약 820만 관객을 동원 청불영화 한계를 뛰어넘어 당시 한국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다시 썼던 곽경택 감독. 이후 무속인과 형사가 함께 유괴된 아이를 찾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비수사', 신고도 시체도 없는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기른 '암수살인'(각본·제작 참여) 등을 연출한 충무로 대표 스토리텔러이기도 한 곽 감독이 이번에는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감행됐던 772명 학도병의 장사상륙작전을 실화를 다룬 '장사리'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에 불과한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처절했던 전투를 스크린에 사실적으로 담아낸 '장사리'. 나라를 위해 미쳐 꽃 펴보지도 못하고 전장에서 피흘려야 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기억되지 못해 잊혀진 17세 소년들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관객이라면 누구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이날 곽경택 감독은 '장사리'의 메가폰을 잡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미안함'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장사리에서 희생된 영혼들에 대한 미안함 마음이 나를 움직였다. 학도병들은 군번 없는 용사다. 이 어린 사람들이 이렇게 단체로 가서 목숨을 걸고 작전을 수행했다는 걸 재대로 알지 못했다는 마안함이 컸다. 이런 이야기를 알려야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전했다.이어 "다만 이 스케줄, 예산에 영화를 마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컸다. 전쟁영화치고는 스케일이 큰 영화가 아니지 않나. 그래서 공동연출을 하지 않으면 못 찍는 영화였다"며 "그렇다고 이야기를 억지로 키울 수 는 없었다. '장사리'는 전쟁 영화임에도 동선도 단순하다. 먼저 배타고 장사리에 들어가서 가서 잠복하고 적군을 한 방치고 배고픔을 참으며 기다리다가 철수하는 이야기가 전부고 그것이 팩트다. 그래서 괜히 화려한 CG나 미술로 뜬금없이 인천에 갔다 온다던지 그런 이야기를 첨가하면 오히려 낭비라고 생각했고 그들의 희생에 충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고증에 철저하게 신경을 썼다는 곽 감독. 극중 학도병들이 입는 교복에 대해 "실제로 학도병들이 제대로 된 군복도 없었다고 하더라. 제대로 된 전투복도 없이 각각 사복, 교복, 북한군 옷을 막 섞어서 입고 전장에 나갔다. 처음에는 실제 고증대로 그렇게 의상을 고려했는데, 의상 감독이 저에게 조심스럽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20대의 배우들을 정말 10대의 학생들로 보이게 하려면 전부 교복을 입혀야 하는 게 낫다'고 하더라.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전부 바꾸었다"고 말했다.

극중 여자임에도 독자인 남동생을 위해 자진에서 군에 입대한 여성 종녀 캐릭터 설정에 대해 "그건 무리한 영화적 설정일 수도 있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희 이모부가 이북분이신데 7대 독자다. 그런데 전쟁이 났을 때 징집을 하니까 가족들이 회의를 해서 누나가 동사무소에 가서 동생 대신에 내가 군대에 가겠다고 했다더라. 북한에서도 그랬는데 남한에는 그런 일이 없었겠나. 그래서 종녀라는 허구적인 캐릭터를 만든 거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곽경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김명민, 최민호, 김성철, 김인권, 곽시양, 메간 폭스, 조지 이즈 등이 출연한다. 9월 2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