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해 프로야구는 전력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시즌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올스타브레이크를 전후해 벌써 포스트시즌을 포기한 팀이 4팀이나 됐고, 선두 SK 와이번스의 독주 체제가 5개월 이상 지속됐기 때문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무려 4팀이 정규시즌 80승 이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2일 현재 선두 SK부터 3위 키움 히어로즈까지 상위 3팀이 이미 80승을 넘어섰다. 4위 LG 트윈스도 이날 두산 베어스를 꺾고 77승(59패1무)을 마크, 80승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LG는 남은 7경기에서 3승을 보태면 4번째로 80승 팀이 된다.
KBO리그 37년 역사상 한 시즌 4팀이 80승 이상을 거둔 적은 없었다. 가장 근접했던 시즌은 2017년이다. 그해 KIA 타이거즈가 87승으로 1위, 두산이 84승, 롯데 자이언츠가 80승, NC 다이노스가 79승으로 뒤를 이었다. 그만큼 하위권들의 승률이 저조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해 삼성 라이온즈(0.396)와 KT 위즈(0.347)가 승률 3할대를 기록했다. 10개팀 체제 이후 처음으로 2팀이 3할대 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올시즌에도 2팀이 3할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재 9위 한화 이글스(0.399)와 10위 롯데(0.356)가 4할 밑에 있다. 한화의 경우 남은 6경기서 3승을 보태야 3할대를 면한다. 롯데는 6경기를 모두 이겨도 4할에 미치지 못한다. 두 팀 모두 올시즌 심각한 투타 불균형, 특히 간판 타자들의 부진과 마운드 운영 능력 부족 탓에 페넌트레이스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두 팀의 몰락은 KBO리그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상하위 팀간 상대전적도 기형적으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SK는 KIA에 7승8패로 밀렸지만, 삼성전 10승3패, 한화전 10승4패, 롯데전 13승3패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두산의 경우 KIA전 13승3패, 삼성전 12승3패, 한화전 9승6패, 롯데전 10승5패를 올렸다. 하위 4팀을 상대로 SK는 40승18패1무, 두산은 44승17패를 마크했다.
일주일 정도 남은 정규시즌 최대 관심사는 이제 SK가 1위를 지킬 것인가로 모아진다. 완벽하리라 여겨졌던, 해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사실상 확정지은 것처럼 보였던 SK의 시즌 막바지 급격한 하락은 의외다. 두산과 키움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현재 팀 평균자책점을 보면 SK가 3.52, 두산이 3.55, 키움이 3.63이다. 8월 중순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3점대 초반이던 SK의 마운드 약화가 눈에 띈다. 이제는 상위권 팀들 사이의 전력 차가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