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은 과연 생애 첫 MVP에 등극할 수 있을까. 일단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린드블럼은 22일 잠실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2실점하는 호투를 펼쳤으나, 0-2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에 실패했다. 지난 8월 25일 한화 이글스전서 20승을 따낸 뒤 4경기째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올시즌 2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올렸지만, 평소 잘 도와줬던 타선이 침묵했다. 시즌 성적은 20승3패, 평균자책점 2.38. 하지만 주목할 성과가 있다. 8개의 탈삼진을 추가해 시즌 186개로 늘리며 이 부문 타이틀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아울러 두산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8년 박명환의 181개였다.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⅓이닝 9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던 모습에서 벗어난 린드블럼은 다승과 탈삼진, 투구이닝(189⅓)에서 1위, 평균자책점 2위를 마크중이다. 정규시즌 MVP 경쟁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적어도 투수들 중에서는 '넘버1' 자격에 손색없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 163탈삼진으로 시즌을 마친 가운데 린드블럼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한 경기 등판을 남겨놓고 있다.
린드블럼은 107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구속은 최고 149㎞를 찍었다. 1회를 제외하곤 연속 안타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주무기인 커터와 유인구로 던진 포크볼의 제구력과 완급 조절이 정상 수준임을 확인했다.
린드블럼은 1회초에 2점을 허용했다. 제구가 전반적으로 높거나 가운데에서 형성됐고, LG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했다. 선두 이천웅을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낸 린드블럼은 오지환에게 142㎞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중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이형종에게 116㎞ 커브가 밋밋하게 떨어지는 바람에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얻어맞아 2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때 1루주자 오지환이 홈까지 파고들다 아웃돼 1사 2루가 됐다. 린드블럼은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채은성에게 포크볼올 한복판으로 꽂다 깨끗한 좌전적시타를 내줘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2회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김민성과 유강남을 연속 뜬공으로 잡은 린드블럼은 정주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이천웅을 137㎞ 커터를 스트라이크로 꽂아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에는 선두 오지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이형종을 삼진, 김현수를 포수 파울플라이,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제압했다.
4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넘긴 린드블럼은 5회 13개의 공을 던져 3타자를 요리했다. 특히 2사후 이형종을 144㎞ 직구를 바깥쪽으로 던져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0-2로 여전히 뒤진 6회초 린드블럼은 김현수를 140㎞ 커터로 루킹 삼진, 채은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카를로스 페게로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김민성을 138㎞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경기는 연장 10회 끝에 LG의 6대3 승리로 끝났다. 페게로는 3-3이던 10회초 2사 1,3루서 두산 윤명준으로부터 좌월 결승 3점홈런을 터뜨렸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