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7년이었다. 2차 2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박진태는 값진 경험을 했다. 그 해 KIA가 한국시리즈를 삼키면서 우승멤버가 됐다. 당시 박진태는 정규시즌 중 추격조와 롱릴리프로 활용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아쉬운 건 한국시리즈 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구단은 빠르게 움직였다. 2~3년 뒤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박진태에게 군입대를 제안했고 선수도 받아들였다. 이후 지난 17일 상무에서 제대해 병역을 깔끔하게 해결했다.
상무에 가기 전과 다녀온 후의 팀 사정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KIA는 올 시즌 투타의 엇박자 속에 가을야구의 희망을 접고 '육성모드'로 전환돼 있었다.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와 조 윌랜드의 등판이 제한돼 결국 자신이 지난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로 첫 선발등판이었다. 준비는 돼 있었다. 상무야구단은 경찰청야구단과 달리 꾸준하게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하며 좋은 몸 상태와 실전감각을 유지해왔다. 박진태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20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코칭스태프의 기대감은 높았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진태가 2군에 있을 때부터 지켜봤다. 상무에서 진화됐더라. 구속이 빠르다. 다양한 부분에서 많이 향상됐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프로 첫 선발등판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7안타 3볼넷 3실점했다. 그래도 극상승세의 두산 타선을 상대로 1~2회에만 실점하고 3~4회는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건 소득이다.
박진태는 내년 선발경쟁을 할 자원이 될 전망이다. 박 대행도 "앞으로 선발자원이 돼야 할 투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동의 1선발 양현종을 비롯해 두 외인이 2~3선발까지 책임지면 박진태는 4~5선발을 노려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의 다양성을 위해 사이드암스로 투수가 필요하다면 4선발이 제격이라면 임기영과 함께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박진태가 기량을 입증하는 건 내년이 진짜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