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됐다. 이에 방송가도 후속 취재를 이어가는가 하면 관련 영화를 편성해 눈길을 끈다.
지난 18일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가운데 미제 3건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는 유력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했다.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A씨는 50대로,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A씨가 진범이 맞다면 국내 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이 33년 만에 풀리게 된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방송가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19일 공식 SNS계정에 "1986년-91년 경기도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1994년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를 살해한 뒤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이모 씨(56)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것이 알고싶다' 측 전화번호와 이메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아이디로 함께 덧붙이며 제보를 요청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011년 5월 800회 특집에서 해당 주제를 방송한 바 있다. 이후 지난 6월 공식 유튜브를 통해 당시 방송분을 요약해 게재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며 "아마 '그알'팀에서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피디가 취재를 한 사건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전했다.그 러면서 "비록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부디 사건의 진실이 밝혀져 유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전날 밤부터 긴급회의를 열고 20여년에 걸친 취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특집 방송 등을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강력 범죄 사상 최악, 최장 미제 사건으로 꼽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영화, 드라마 속에서 모티브로 활용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tvN 드라마 '시그널'이 이 사건을 모티프 삼아 제작됐다.
용의자 등장에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살인의 추억'을 특별 편성하는 방송사도 생겨났다. OCN은 오는 20일에 '살인의 추억'을 편성했고, 채널CGV는 오는 21일 영화를 편성했다.
'살인의 추억'에서 범죄자를 끝까지 쫓는 이성적인 형사 서태윤 역을 맡았던 김상경도 소회를 밝혔다. 김상경은 소속사 국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살인의 추억'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어떤 기자분이 왜 지나간 미제 사건을 굳이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의 시작이죠' 라고 인터뷰 했던 기억이 난다"며 "어제 봉준호 감독님도 제가 얘기 했던 이 문구를 기억하고 있더라. 이제 응징 된거라고, 끝난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의 추억'이 얼마전까지도 케이블 등에서 계속 상영 되니 지금 젊은 세대들도 알 정도도 계속 기억하고, 잊지 않게 만든 것이고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 결국 '살인의 추억'이 그리고 저희 영화를 사랑해 주시고 관심가져 주신 모든 분들이 해낸 일 같다"며 "억울한 피해자 분들과 가족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진심으로 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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