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가을과 멀어진 KIA 타이거즈의 포커스는 '실험'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팀의 주축이었던 자원들이 하나 둘 씩 휴식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이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야수 자리에선 내야수 김주찬이 휴식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KIA 박흥식 감독 대행은 "김주찬이 종아리 부상을 안고 뛰고 있었고, 최근 대타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부담감을 밝혔다"고 휴식 배경을 밝혔다. 이들의 빈 자리는 KIA의 미래 자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 채운다.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 제이콥 터너의 자리에도 젊은 투수들이 차례로 기회를 부여 받을 예정이다.
양현종과 김주찬은 시즌 최종전까지 1군 선수단과 동행한다.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지만,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고 더그아웃에서 후배들과 교감할 계획. 남은 경기 수 등을 고려하면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방향도 고려할 법하지만, 이들은 후배들과의 동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쪽을 택했다.
베테랑과의 동행이 선수들에게 끼치는 효과는 적지 않다. 기존 주전들을 대신해 출전 기회를 부여받더라도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작업이 수반되야 비로소 경험이 완성된다. 출중한 기량 뿐만 아니라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의 조언은 어렵사리 기회를 얻은 신예-백업들에게는 소중한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박 대행은 "선수단 구성이 젊어진 상황에서 베테랑들이 해줄 수 있는 역할들이 많다. 응원-경험 전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과 멀어진 KIA지만 새 시즌 가능성 찾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의 내야 조합을 꾸준히 실험하고 있고, 마운드에서는 군에서 제대한 박진태 등 새로운 얼굴들이 기회를 부여 받고 있다. 박 대행은 "마운드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가는 듯 한데, 야수 쪽에선 공-수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다"며 "시즌 뒤 선수들이 많이 노력을 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테랑 동행을 통해 KIA는 새 시즌의 희망을 더 키워가고자 하는 눈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