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유례를 찾기 힘든 17일간의 휴식. 부상이 있다는 얘기도 없었던 선수에게 시즌 막판에 휴식을 주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다.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는 그야말로 VIP대접을 받았다. 앞으로 더 큰 경기에서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SK 염경엽 감독은 대만과 SK에서 던진 소사에게 특별히 17일간의 휴식을 줬다.
소사가 더 빨리 던질 수 있다고 해도 쉬라고 했다. 그리고 18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냈다. 올시즌 1경기에 나와 6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했고, 2017년부터 NC전서 4연승을 달리고 있어 복귀전 상대로 딱이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소사는 6이닝을 소화했지만 홈런 3개 포함 7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총 85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를 51개, 포크볼을 30개, 슬라이더 4개를 던졌다. 직구비율이 60%로 평소보다는 직구 비중이 높았다.
이유가 있었다. 최고 구속 154㎞에 평균구속 148㎞를 찍었다. 평소보다 조금 빨랐다. 휴식 덕분에 구속이 빨랐고, 힘도 있었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며 안타를 허용했고, 특히 홈런을 3개나 맞으면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2회초와 4회초 스몰린스키에게 솔로포와 투런포를 맞았다. 2회엔 148㎞의 직구, 4회엔 152㎞의 직구가 얻어맞았다. 가운데 높게 온 공은 빠른 공이라고 해도 치기 좋았던 것. 6회초엔 노진혁에게 146㎞의 몸쪽 직구를 던졌다가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양의지에게도 2루타 2개를 얻어 맞았는데 둘 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공이었다. 4회초에 132㎞의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고, 6회초엔 147㎞의 직구가 높게 오면서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허용했다. 안타 7개 중에 단타는 2개뿐이었고, 5개가 장타였다.
오랜만에 던져서 피칭 감각이 무뎌졌다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 소사가 의욕이 앞서 욕심을 부리다가 제구가 잘 안됐을 수도 있다.
다음 소사의 등판이 중요해졌다. 만약 다음 등판에도 부진하다면 염 감독의 한국시리즈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