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KBS가 국내 방송사 중 유일하게 단막극의 명맥을 잇는 'KBS 드라마스페셜'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KBS 문보현 드라마 센터장이 직접 답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단막극 대축제, 'KBS 드라마스페셜 2019'가 찾아온다. 오는 9월27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 KBS 2TV를 통해 10편의 단막극이 방영되는 것. 드라마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본주의 논리로 본다면, 수익성이 높지 않은 단막극을 요즘 매우 '핫'한 프로그램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하기로 결정한 것은 어떻게 보면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보현 센터장은 되레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역설했다.
"요즘 같은 드라마 시장에선 단막극이 위축되고 사라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운을 뗀 문센터장. "하지만 단막극은 작가, 감독, 배우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장르다. 단단히 기본기를 갖추어야 제대로 된 육성이 가능하고, 때문에 단막극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따라서 당장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지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Y 캐슬' 유현미,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녹두꽃' 정현민, '비밀' 유보라 등 현재 맹활약중인 기성작가들이 KBS 단막극을 통해 데뷔했고, 수많은 신인배우들이 단막극을 거쳐 연기자의 길을 탄탄하게 걷고 있다. 문센터장이 "드라마에 대한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의 다양한 니즈 역시 단막극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문센터장은 "단막극에선 실험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다양한 스토리와 장르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게 바로 단막극만의 매력이다"라며 "한 편의 완결성을 가진 차별화되고 신선한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단막극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KBS 드라마스페셜 2019'에도 집, 노인, 이사, 댄스, 취업, 죽음 등 다채로운 소재의 이야기들이 액션 스릴러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 안에서 펼쳐질 예정. 여기에 "올해에도 연출 데뷔자와 공모에 당선된 신인 작가 작품을 위주로 한다"는 것이 문센터장의 설명이다.
더불어 좀 더 진화된 계획을 전하기도 한 문센터장. "드라마 시장은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형식에도 변화를 주려한다"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70분짜리 단막극을 3부로 나누어 모바일용 디지털 서비스를 시도해보는 것. 방송사에서 이러한 시도 역시 단막극이 아닌 미니시리즈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도 KBS가 단막극을 기다려온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채로운 작품을 준비했다. 안방극장에서 즐겁게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8명의 신인 작가와 7명의 감독이 준비한 10편의 단막극이 기다리고 있는 'KBS 드라마스페셜 2019'. 오는 27일, 이주영-김진엽 주연의 '집우집주'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11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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