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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포기 않는 코레일의 정신, 또 한번의 드라마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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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늘 선수들에게 '경기가 끝날때까지 항상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팀이 되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그런 부분이 익숙해져 있어서 오늘 한 건 했네요."

김승희 대전 코레일 감독은 활짝 웃었다. 코레일이 그들만의 스타일로 다시 한번 이변의 드라마를 썼다. 코레일은 18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4강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근원의 극장골로 1대1로 비겼다. 2005년에 이어 14년만에 4강에 오른 코레일은 찾아온 1000여명의 팬들의 응원 속 한 수위의 상주를 상대로 다시 한번 경쟁력을 과시했다. 상주는 다잡았던 승리를 아쉽게 놓쳤다.

32강에서 울산(K리그1), 16강에서 서울 이랜드(K리그2), 8강에서 강원(K리그1)을 차례로 꺾고 올라온 코레일은 4강에서 다시 한번 K리그1의 상주와 만났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상주가 멤버가 참 좋더라. 전북전과 비교해 멤버가 많이 바뀌었는데도 좋은 선수가 많다"며 "하지만 이전까지 상대했던 팀들이 다 그랬다. 이번에도 상대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차분히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내가 신도 아니고, 특별한 방법이랄게 있겠나. 평소대로, 우리 스타일대로 싸우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허리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코레일은 그 모습 그대로 상주와 맞붙었다. 코레일은 초반부터 상주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상주가 주도권을 잡았지만, 코레일은 라인을 올리며 맞불을 놨다. 상주의 공세를 잘 막아낸 코레일은 전반 종반부터 기회를 만들어냈다. 39분에는 김경연의 왼발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상주를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후반 양상도 비슷했다. 상주의 근소한 우위 속 코레일의 반격이 이어졌다.

상주가 후반 승부수를 띄웠다. 아꼈던 주공격수 류승우 김건희를 투입했다. 11분 류승우가 돌파하며 날린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12분 김건희의 득점은 VAR 결과 무효처리 됐다. 기어코 상주가 득점에 성공했다. 30분 코레일 수비 실수를 틈타 류승우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코레일은 동점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상주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던 경기는 추가시간 요동쳤다. 곽철호의 헤딩패스를 받은 이근원이 뛰어들며 머리로 마무리했다. 코레일은 종료 직전 이경민이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살짝 빗나갔다. 결국 승부는 1대1로 마무리됐다.

동점으로 마무리됐지만, 경기 후 분위기는 상반됐다. 상주는 고개를 숙였고, 코레일은 우승한 것처럼 흥분했다. 김 감독은 "여태까지도 좋은 경기를 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오늘 무승부가 남다르다"며 "지도자 생활을 오래하면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경기가 끝날때까지 항상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팀이 되야 한다고 주문한다. 오늘도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주문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거기에 잘 훈련이 돼 있어서 기대에 부응했다"고 했다.

코레일은 이후 리그, 전국체전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에 5위로 올라가서 챔피언이 된 적이 있다.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스포츠에서 중요하다"며 "경기 끝나는 모습을 보면 아시겠지만 상주는 기운 빠지는 실점이었고, 우리는 기가 사는 득점이었다. 그 영향이 2차전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