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래퍼 해쉬스완이 방탄소년단 정국 열애설의 2차 피해자가 됐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16일 한 네티즌이 '거제도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친구가 방탄소년단 정국을 알아보지 못한 채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며 CCTV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한 남성이 금발의 여성에게 백허그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게시물 작성자는 이 남성이 정국이라고 주장했고, 그렇게 정국의 거제도 열애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일부는 사진 속 남성이 정국이 아니라 해쉬스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해쉬스완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의 게시물을 올리며 "나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여기까지는 흔한 전개였다.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사건 당사자가 "나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일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일부 방탄소년단 팬들은 해쉬스완에게 해당 게시물 삭제를 요구했다. 일부는 '정국 닮았다는 가사 쓰지 말라'는 등 조롱 섞인 악플까지 쏟아냈다. 난데없이 테러를 당한 해쉬스완은 "역겹다. 토할 것 같다"며 악플 캡처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그럼에도 악플 공격을 퍼부었다. 결국 해쉬스완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만하자. 좀 지친다. 솔직히 나 아무 잘못없다. 각자 할일 하자. 그만하자 제발"이라고 토로했다.
사건 팩트만 놓고 보자면 해쉬스완은 명백한 피해자다. 열애설이 제기된 장본인은 정국이고, 해쉬스완은 오해를 받은 것 뿐이다. 해쉬스완은 그 오해에 대한 해명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일부 지각없는 팬들의 악플 세례를 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유명 가수의 팬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아티스트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아무에게나 돌을 던질 권리는 없다. 이는 '팬 갑질'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중소기업 아이돌'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전세계적인, 국보급 가수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이름에도 먹칠하는 아주 심각한 행태다. 과연 방탄소년단을 진심으로 위하는 '진짜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이런 상식이하의 행동을 저지를까.
물론 절대다수의 팬들은 아직도 '개념팬'을 자처하며 봉사활동, 방탄소년단 숲 조성 운동, 기부 활동 등에 힘을 쏟고 '클린 댓글'을 위해 애쓴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리는 법이다. 방탄소년단 팬덤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타 가수에게 무차별 악플을 쏟아내고, 그 팬들과 마찰을 빚는 일이 왕왕 생겼다. 해쉬스완의 열애설 물타기 해프닝 또한 그 연장선상에 놓인 일이다.
이쯤되면 자신의 아티스트를 진정으로 위하고 사랑하는 길은 무엇일지, 혹시 과한 팬심으로 애먼 누군가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는 것을 아닐지. 한번쯤 돌아봐야할 때다. 월드클래스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에 걸맞는, 성숙한 팬 문화가 필요할 때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