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올해 농사는 '흉작'으로 점철됐다.
포스트시즌행이 좌절된 하위권 4팀의 시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 시즌 이어진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력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바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이들이 '전력의 절반'으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도 관심사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삼총사는 새 시즌에도 '코리안 드림'을 이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들이다. 11승(11패)을 달성한 워윅 서폴드와 9승(9패)을 기록한 채드벨 뿐만 아니라 2년차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 역시 재계약 전망이 밝은 선수들로 꼽힌다. 한때 퇴출설이 돌기까지 했던 서폴드는 8월 이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1,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로 맹활약했다. 채드벨 역시 8월 이후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21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124경기 타율 2할8푼4리(476타수 135안타), 18홈런 73타점을 기록한 호잉은 지난해에 비해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시각이지만, 투고타저 시즌의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 온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선 다린 러프, 벤 라이블리의 얼굴을 다시 볼 가능성이 높다. 러프 세 시즌 연속 20홈런-120안타를 달성하면서 삼성의 간판 타자 다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3년차가 되면서 높아진 몸값 뿐만 아니라 상대 투수들에게 파악이 된 외국인 타자라는게 걸림돌로 지적됐다. 이럼에도 중심 타선에서 기본 이상을 해주는 선수라는 점에서 선뜻 버리기 어려운 카드라는게 중론이다. 후반기에 합류해 7경기서 3승4패, 평균자책점 4.19였던 라이블리는 기복이 있지만, 앞서 실패했던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 구위가 좋은데다 저렴한 몸값이 강점이다. 라이블리와 함께 후반기 삼성에 합류한 맥 윌리엄슨은 최근 KBO에서 논의 중인 외국인 출전 규정 여부가 재계약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는 '장수 외국인 선수' 브룩스 레일리의 재계약 가능성이 가장 높다. 28경기에서 단 5승(13패)에 그쳤으나, 18차례나 QS를 기록한데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은 경기가 더 많았다는 평가. 외국인 선수 첫 시즌 총액 상한(100만달러)이 걸린 가운데 레일리 이상의 구위를 가진 투수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재계약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6월 합류한 브록 다익손은 전소속팀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지적 받았던 구속, 이닝 소화 능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별 가능성이 높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제이콥 윌슨은 내야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외국인 타자'다운 무게감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점이 약점이다.
KIA 타이거즈에선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의 재계약이 유력하다. 5월 KIA에 합류한 터커는 뛰어난 변화구 대처 능력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앞세워 팀 타선의 중심으로 빠르게 녹아들었다. 특히 적극적인 플레이와 특별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 품성으로 KIA의 마음을 일찌감치 사로잡았다. 반면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 제이콥 터너는 올 시즌을 끝으로 결별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윌랜드는 결정구 부재, 터너는 적응 실패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KIA는 일찌감치 해외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