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가본드'의 1년 농사가 마무리됐다. 250억원 대작 드라마의 베일이 곧 벗겨진다.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장영철 정경순 극본, 유인식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승기, 배수지, 신성록, 문정희, 황보라, 유인식 PD가 참석했다.
'배가본드'는 한국형 첩보액션멜로극으로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드라마다. '방랑자(Vagabond)'라는 제목처럼 가족도, 소속도, 심지어 이름도 잃은 이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승기와 배수지는 각각 차달건과 고해리 역을 맡았다. 차달건은 성룡을 롤모델로 삼은 열혈 스턴트맨이지만, 조카가 탄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진실을 갈망하는 추격자의 삶을 살게된다. 유쾌하고 정감가는 면모와 온 몸을 불사르는 액션 등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을 토해내야 하는 인물이다. 고해리는 국정원 블랙요원으로서 양심을 따라 진실찾기에 나서는 인물. 혹독한 고비를 넘기고,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생각지 못했던 사건들로 인해 점점 변해가고 성장하는 능동적인 인물의 세밀한 감정의 굴곡들을 실감나게 표현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오랜 시간동안 준비하고 오랜 시간동안 많은 분들이 시간과 동력과 본인들의 열정을 얹어주셨고 많은 분들이 국내외에서 도와주셔서 론칭하게 됐다. 감격적이다"며 "저희 드라마는 첩보액션정치스릴러, 멜로, 서사 등 여러가지 것들이 들어있는 한 마디로 흥미진진한 드라마다. 가장 드리고 싶었던 선물은, 여러분이 너무나 흥미진진해 다음 회가 궁금해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는 드라마가 만들고 싶었다. 모두가 합심해 열심히 만들었다"고 극에 대해 설명했다.
제작기간만 11개월, 1년에 가까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배가본드'는 곧 1년 농사의 결과물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할 예정. 긴 제작기간을 거치는 동안, 잡음이 없던 것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배려와 노력 덕이라고. 유 PD는 "여기 계신 분들뿐만 아니라 11개월이라는 기간동안 촬영을 했기 때문에 중간에 어느 한 분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거나, 비협조적인 분이 계셨다면 기간내내 힘들기 마련인데, 저희 드라마에 굉장히 개성이 강하고 어딜 가든 끝판왕 역할을 할 분들이 모여있는데도 편안하게 연기하는 것을 보고 이분들이 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겠더라. 모로코 촬영을 하는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그곳으로 가는 스무 시간의 여정도 힘들고 환경도 힘들었을 텐데, 촬영도 힘든 촬영도 많아서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그곳에 있는 동안 참 좋았다. 많은 낮 촬영과 가끔 있던 밤의 술자리, 그 기간동안 '좋은 사람들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우정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 모습들이 좋고 행복했다. '극강의 팀워크'랄까.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극강의 팀워크'를 자랑한 만큼, 배우들도 '꼭 출연해야 했던 작품'이라는 말을 이어갔다. 이승기는 "1년의 촬영을 하고 방송이 되니 설레고,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셔서 떨린다. 유인식 감독님과 이규복 감독님, 장영철 정경순 작가님과는 군 전역 전에도 술 한 잔 하고 밥을 먹다가 '배가본드'를 준비하신다는 얘기를 들었고, 한창 밀리터리에 심취해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시작이 됐다. 감사하게도 너무 큰 작품에 캐스팅이 돼서 더 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벅찬 감동을 드라마에 열정으로 녹였으니 잘 봐달라"고 말했다.
특히 '배가본드'는 배테랑 배우들인 문정희와 신성록도 지금까지 접한 적 없는 작품이라 할 정도로 색다른 작품. 성록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고, 이야기 자체가 너무나 끌리는 이야기였다. 곡 해야 될 이야기였고, 너무나 이때까지 해보지 못하고 구현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할 요소들이 많아서 제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라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여성 로비스트로 영어 대사는 물론, 다수 설정들로 존재감을 발휘할 문정희도 "멋진 배우들도 있지만, 오늘 함께하지 못한 선배님들과 다른 동료들이 너무 멋졌다. 캐스팅 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었는데 대본을 받자마자 한국에서 이런 드라마를 한다고? 싶은 마음이었다. 여러 사건이 생각나면서도, 그 안에 이런 드라마를 통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색깔과 매력이 느껴져서, 그동안 안 해봤던 캐릭터고 비밀을 가진 여자 무기로비스트로서 남자들의 세계에 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어떤 야심을 보여주고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지 매력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합'은 최상이었다. 이승기와 배수지가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섰고, SBS와 극강의 궁합을 자랑하는 신성록과 문정희, 황보라, 그리고 이경영과 정만식, 장혁진 등 다수 배우들이 시청자들을 만나기 위해 한곳에 모였다. 특히 2013년 방영됐던 '구가의 서'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이승기와 배수지는 6년 전보다도 더 짙어진 호흡을 보여준다. 특히 6년 전과 달리 '밀덕(밀리터리 덕후)'가 된 이승기는 액션 연기에 특히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승기는 "군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하고, 제가 나와서 군 얘기 많이하면 되게 많이 웃으시고 아직도 못 헤어나온다고 하시는데, 지금은 많이 헤어는 나왔는데 아직도 군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우리 대한민국 군을 좋아한다. 정말로 가서 있다 보면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알게 되고 그 안에서 배우는 남성성들이 생각보다 강하다. 여기서 도움이 된 것은 기본적으로, 총 쏘는 법이나 파지법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비슷하게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자신감이 있고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를 지켜본 배수지도 "이승기 오빠가 '밀덕'이 된 후 조금 더 몸도 날렵해주고 얼굴에 살도 없어졌고, 근육도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 드라마의 '부담 포인트'는 250억원이라는 제작비다. 모로코 해외 로케이션 등 공이 많이 들었고, 1년 농사가 지어졌기 때문에 들어간 자본력 역시 어마어마했다. 이에 대해 이승기는 "부담감을 느끼지 못힐 정도로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완벽한 현장을 준비해주셔서 불안감으로는 '이게 과연 잘 될까'라는 마음으로 출발하는데,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이 완벽히 준비해놓고 대본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극을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연출을 해주셔서 그런 부담감이 거의 없었다. 저는 제가 맡은 차달건이라는 역할에 집중하면, 모든게 순조롭게 잘 진행되는 '배가본드' 현장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촬영했다"고 밝혔다. 배수지는 "모든 작품을 할 때 그런 부담감이 항상 따라오는 것 같다. 그걸 안고 스태프들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1년여 촬영을 열심히 준비했고, 촬영을 잘 마칠 수 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자본력의 투입 덕에 16회 내내 큰 액션신들을 감상할 수 있어진 '배가본드'는 역대급 스케일의 액션을 선보여줄 예정. 이승기는 같은 촬영지를 공유한 '본시리즈'와의 차이점 등에 대해 "모든 액션 드라마는 주인공이 훈련을 받은 요원이거나 신체적 능력이 최고점에 오른 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저희는 정말 훈련은 받은 적 없는 민간인이 조카가 죽음에 이르면서 마음만을 가지고 달려가는 모습을 담는다. 감독님과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꼽은 것은 '화려함을 보여줘서는 안된다'였다. 조카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달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모로코에서 사실 오토바이도 타고 차를 타는 것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오토바이를 다 배제하자고 했다. 저희의 액션은 감정이 느껴지는 액션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이 다를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액션의 롤모델들을 참고할 이유는 없었다. 더 보지 않고 덜어내는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유 PD도 제작발표회에 앞서 진행됐던 1부 시사회에서 "우리는 민간인 첩보액션 드라마다. 주인공이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요원이 아니라 민간인이다"라며 "이승기가 연기한 차달건은 실낱같은 단서 하나로 죽을 때까지 쫓아가는 인물이다. 할리우드 스파이물과는 차이가 있다. 이승기와는 한점만 보고 죽을 때까지 쫓아가는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힐 정도로 '민간인 액션'이라는 부분에 주력했다.
배우들의 목표 시청률은 30%다. 특히 신성록은 '리턴'과 '황후의 품격'까지 SBS와 인연이 깊고 궁합도 좋다. 이에 신성록은 "SBS와 궁합이 좋은 건 사실인데 매번 '잘 안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못드리는데 이번 작품은 정말 잘 될 것 같다. 저 또한 해보지 못한 경험이 있고, 저또한 느껴보면서 영상도 보면서 너무나 새로운 차원의 드라마일 것 같다는 추측을 일하면서 느꼈기 때문에 시청자 여러분도 똑같이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더 잘 될 것 같다. 제가 총대를 짊어지고 30%를 공약으로 하겠다. 의논을 해서 30%에 걸맞는 공약을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기대를 더했다.
오는 20일 오후 10시 첫 방송.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