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놀면 뭐하니' 사진관에서 특별한 시간을 선물했다.
14알 방송된 MBC '추석특집 놀면 뭐하니?-대한민국 라이브'에서는 사진관에서 만난 우리네 인생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대한민국 라이브'는 정해진 주제에 따라 전국으로 뻗어 나간 카메라로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리얼한 현장 스토리를 담는 프로젝트다. 대한민국 전역을 잇는 '교통수단'에 이어 이번에는 '사진관'을 주제로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첫 번째 사진관 방문자 조세호가 경험할 곳은 종로 계동 골목 한가운데 자리한 아날로그 흑백 전문 사진관이었다.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던 장소다.
보정이 안된다는 흑백사진. 사진작가 이정민 실장은 "오늘의 시간을 담아내고 기억하는 사진이다"고 말했다.
첫 번째 부부 손님은 결혼 4년 만에 사진을 찍었다. 두 사람은 설레는 순간을 남기며 이날을 추억했다. 자화상을 촬영한 한 여성손님은 사진을 찾기 위해 사진관을 찾았다. 카메라 세팅 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뒤 사진을 찍는 타이밍도 직접 결정했다. 손님은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보라'는 말에 엄청 울었다"면서 "오랫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내가 좀 불쌍했다. 내 자신을 홀대했던 것 같다. 이제는 이기적으로 나를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셔터를 눌렀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손님은 10년을 함께했던 오보에와의 작별을 앞두고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촬영했다. 아쉬움에 눈물도 흘렸지만, 웃으며 작별했다.
유재석은 인천에 위치한 복권, 보정 전문 사진관을 찾았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들로 소중한 이를 기억하기 위해 복권 전문 사진관을 찾아온다고. 이때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해 증명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머리를 묶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웃음을 안겼다. 알고보니 헤어 합성을 위한 것이라고. 디자이너의 손짓 몇 번에 신입사원의 얼굴로 변신했다. 또한 자신의 어머니의 사진을 복원한 딸은 "엄마가 생각이 난다"면서 "사랑한다고, 사랑했다고 하고 싶다"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태항호와 이규형은 백일, 돌, 아이성장 사진과 가족 사진을 주고 찍은 스튜디오로, 양세형은 셀프 스튜디오로 향했다.
매년 가족사진을 찍는다는 가족들, 또한 남자친구의 입대를 앞둔 커플, 결혼을 앞둔 커플 등이 둘만의 설레는 순간을 남기는 등 사진관에서 포착된 이들의 진심이 담긴 표정들은 눈길을 모았다.
이규형은 "가족 사진을 고1때 처음 찍고 바로 IMF가 왔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서 혼자 미국으로 가셨다"면서 "제가 고3이 되고 우리끼리 '가족 사진을 찍자'해서 가족 사진을 찍었다"고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노윤호가 찾은 사진관은 취업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진관이었다. 그곳에서 유노윤호는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일일VJ로 합류한 김용명은 동네 사진관을 찾았다. 영정사진을 촬영하다고 싶다는 한 어르신이 사진관을 찾았다. 어르신은 "소식이 온 것 같다"면서 "이제 죽을 준비 해야지"라고 말했다. 어르신은 "사실은 전립선 암이라더라. 수술을 못하게 했다. 죽으면 식구들 고생 안 시키려고 미리 준비해뒀다. 좀 서글프다"고 털어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결국 김용명은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터트렸다.
데프콘이 찾은 사진관은 20,30대 사이에서 유명한 사진관이었다. 개별 상담으로 '나만의 색'을 결정해 촬영하는 사진관이었다.
김시현 사진작가는 "규정속에서 이 사람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 하다가 증명사진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초상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미처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되는 사진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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