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산동=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적응 기간이 완전히 끝난 듯 하다. 좀처럼 PBA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못했던 '4대 천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 압도적인 기량을 펼치며 4강 티켓을 따냈다.
쿠드롱은 1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TS샴푸 PBA 챔피언십 8강전에서 문성원을 맞이해 세트스코어 3대0(15-14, 15-3, 15-9)으로 물리치며 4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도 이연성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시켰던 쿠드롱은 그 기량을 8강전에서도 그대로 발휘했다. 3세트를 치르는 데 겨우 56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신이 전날 16강전에서 세운 역대 PBA 최단시간 경기 기록(36분)에는 못 미쳤지만, 이는 상대인 문성원 역시 선전한 결과였다. 문성원과 쿠드롱이 각각 2.250과 3.750의 에버리지를 기록한 3세트는 불과 15분 만에 종료됐다.
1세트는 접전이었다. 쿠드롱은 1이닝에 4점을 따냈지만, 2이닝에 침묵했다. 문성원은 3이닝에 5점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쿠드롱이 4세트에 하이런 7점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8이닝 째 세트포인트 득점을 성공해 1점차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허무했다. 쿠드롱은 5-3에서 맞이한 9세트 째 하이런 10점을 치며 그대로 세트를 끝냈다. 문성원이 완전히 기세에서 눌렸다. 마지막 3세트에서 문성원이 분발했지만, 이미 절정의 기량을 회복한 쿠드롱을 막을 수 없었다. 쿠드롱은 4이닝만에 15점을 채워버렸다.
이로써 쿠드롱은 PBA 출범 후 처음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아마추어 시절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등과 함께 세계 3쿠션 '4대 천왕'으로 군림했던 쿠드롱은 PBA 진출 후 출전한 3번의 대회에서 모두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1회 파나소닉 오픈과 2회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에서 모두 16강에 그쳤고, 3차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때는 32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맛봤다.
그러나 절치부심하고 큐를 갈고 나온 이번 대회에서 쿠드롱은 왕년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한편, 4강 진출자는 필리포시스 카시도코스타스와 조건휘, 강민구로 결정됐다. 14일 오후 4강전에서 쿠드롱과 조건휘가 대결하고 카시도코스타스와 강민구가 결승행을 놓고 만나게 됐다.
발산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