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체증은 명절마다 나타나는 불청객이자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다. 고향으로 오고가는 차량 행렬이 고속도로 곳곳에 나타나면서 체증을 야기하곤 한다. 교통 체증이 극심할 경우 서울, 부산 편도 차량 이동 시간이 8~9시간으로 늘어날 정도다. 이는 운전자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명절 장거리 운전이 더욱 무서운 것은 극심한 허리 통증을 초래하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절 장거리 운전을 한 뒤 허리 통증이 악화돼 병원에 내원하여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정밀 검사를 받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앉아 있을 때 다리는 휴식을 취하지만 척추는 상당한 노동 강도를 감내해야 한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상체를 꼿꼿이 지탱하기 위해 고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앉는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척추에 대한 압박도 심해지는데 이는 곧 허리디스크 등의 척추 질환 발병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
단순 허리 통증이라면 약물 또는 주사 치료, 운동치료 등의 비수술 요법으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중증의 허리디스크라면 탈출한 수핵을 근본 제거하는 정밀 치료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게다가 치료가 늦어지면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재활 과정마저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허리 통증 및 디스크 발생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운전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거리 운전 시 올바른 운전 자세의 첫 번째 조건으로 의자 등받이 각도 조절을 꼽을 수 있다. 등받이 각도는 약 100~120도 사이가 적당한데 가급적 운전대 가까이 당겨 앉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릎 높이를 엉덩이보다 조금 높게 유지하는 것이 이롭다.
엉덩이를 시트 안쪽으로 깊숙이 넣었을 때 악셀레이터를 밟는 다리 각도가 120도여야 요추 부담이 적다. 또한 습관적으로 고개를 앞으로 너무 빼는 경우가 많은데, 머리는 헤드레스트에 밀착하는 것보다 가볍게 닿거나 살짝 떨어진 채 운전을 하는 것이 경추 건강에 좋다. 평소에 척추 건강이 좋지 않다면 목이나 허리에 쿠션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아울러 운전 중 휴게소에 들러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은데, 아무리 바른 자세라더라도 오래 앉아있는 것 자체가 척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동승하는 사람 중 운전면허 소지자가 있다면 교대 운전을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연세본사랑병원(구, 부천 연세사랑병원) 척추클리닉 강정우 원장은 "장거리 운전에 지쳐 엉덩이를 시트 바깥으로 쭉 빼거나 좌우로 비스듬히 앉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허리 통증 및 척추 질환 발병을 부추기는 좋지 않은 습관"이라며 "장거리 운전 후 허리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염좌 또는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스포츠조선 clinic@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