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캡틴'의 헌신이 빛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테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에서 전반 13분 터진 나상호(FC도쿄)의 결승골과 후반 36분 정우영(알사드)의 추가골을 묶어 2대0으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과 후반 각각 한 골씩 넣으며 부담스런 원정 첫 경기를 잘 넘겼다. 한국은 10월10일 홈에서 스리랑카와 2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섰다. 그는 조지아전이 끝나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다. "우리 대한민국 축구팀은 어디를 가든 우리보다 약체라고 생각할 팀이 없다. 아시아가 됐든, 유럽이 됐든, 대한민국이라는 팀은 전세계적인 축구 레벨에서 많이 떨어지는 팀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걸 커버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점을 선수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투르크메니스타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손흥민은 "'호랑이도 토끼 한마리를 잡을때도 죽을 힘을 다한다'는 말처럼, 우리도 토끼잡듯 죽기살기로 해야 이길 수 있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였다. 손흥민은 이날 정해진 위치가 없었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4-1-4-1에서는 왼쪽 미드필더, 4-1-3-2에서는 투톱에 자리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기대했던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확실한 무게감을 보였다. 전반 13분 나상호의 선제골 장면에서도 손흥민의 패스가 시발점이었다. 직접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을 살렸다. 수비에서는 더욱 빛났다. 흡사 은퇴한 박지성을 연상케했다. 후반 중반 이후 상대의 역습 장면에서 엄청난 스프린트로 쫓아가 볼을 뺏어낸 장면은 이날의 백미였다. 막판 중원으로 내려와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캡틴은 이날도 수훈갑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