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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진짜 나의 모습"…'힘내리' 박해준, 악역을 벗다(ft.한예종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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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힘을 빼고 편안해진 배우 박해준. 박해준이 생애 첫 코미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꺼내보였다.

아이 보다 더 아이 같은 철없는 대복칼국수의 반전 미남 철수(차승원) 앞에 어느 날 어른 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계벽 감독, ㈜용필름 제작). 극중 자나 깨나 형 걱정 뿐인 철수의 동생 영수 역을 맡은 박해준이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악질경찰'(2019), '독전'(2018), '침묵'(2017), '대립군'(2017), '4등'(2016),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등의 작품을 통해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긴 배우 박해준. 특히 지난 해 개봉해 52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독전'을 통해 절대 잊지 못할 인상적인 연기력과 묵직한 캐릭터를 보여준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극중 영수는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 형 철수를 자나 깨나 걱정하는 동생.. 아내 은희(전혜빈)에게 혼나는 게 일상이고 딸 '민정'에게도 위엄이 서지 않는 철없는 가장이지만 형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최고다. 그는 어는 날 샛별'과 함께 사라진 형 철수를 찾기 위해 팔자에도 없던 추격전을 시작한다.

이날 박해준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배우 박해준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을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제가 코미디에 대단히 소질이 있는 배우가 아닌데,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그 전까지는 어떤 스타일이 있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을 더했다.그러면서 "앞으로도 또 센 역할을 하게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본성을 더 건드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고 또 하고 싶다. 계속 지금 시기가 잘 해야 되는 시기라고 느껴지는데, 지나고 보면 또 잘 해야만 하는 새로운 시기가 오는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책임감이 계속 커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강점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지금 영화가 '반전 코미디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 영화는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고 어쨌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측면이 굉장히 맑고 순수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어떻게 해서든 나쁜 걸 바라보고 비판하는 태도가 팽배한 사회에서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좋은 영화인 것 같다"며 "영화를 보고 나오면 기분이 좋을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계벽 감독님의 감성 자체가 여리고 착한데, 우리 여오하에는 그분의 감성이 녹아난 작품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동안 강렬한 작품에서 악역을 주로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쳐왔던 박해준은 그간의 이미지 때문에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같은 휴먼 영화 출연 제의는 많지 않았었다고 솔직히 입을 열었다. "전에는 이런 휴먼 캐릭터들이 잘 안 들어왔다. 악역을 연기했지만 분명 좋은 영화들도많았지만, 사실 그런 센 악역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이제는 좀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같은 작품을 만나게 돼서 기분 좋게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그러면서 박해준은 "(센 악역을 연기했던) '악질경찰'과 '독전'을 연달아 촬영했었다. 그 뒤로 또 자극적인 악역이 제안이 왔을 때 '아, 또 이런 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후유증이 뒤늦게 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난 원래 이런 놈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 '잘 했다'는 칭찬을 받으면 '내가 뭘 잘한 걸까'라는 회의도 들더라. 피 터지고 잔인한 걸 거부하고 싶은, 고민하던 순간이 오더라"고 전했다.

센 캐릭터 보다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속 영수가 실제의 자신과 더 가깝다는 박해준은 "사실 '독전' 박선창 같은 사람들은 감옥에 있어야 하는 사람 아닌가"며 웃었다. 이어 그는 "물론 그런 캐릭터를 하면 현실적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연기해 볼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긴 있다. 하지만 물론 현실의 저는 이런 캐릭터('힘을 내요 미스터리'의 영수)가 더 가깝다"며 "영수 같은 캐릭터가 연기할 때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연기적인 면에서는 더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굉장히 자연스러워야 하고 내 실제 모습이 녹아드니까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서 '악질경찰'의 태수 같이 극단적 캐릭터가 어떤 면에서는 더 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굉장히 명확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선명하게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같이 물 흐르듯 연기하는 건 내가 즐겨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어렵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예전에 공연을 할 때는 허당이고 헐렁한 영수같은 캐릭터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라며 "물론 악역을 연기하면서 고맙고 감사했던 점도 있었다. 제가 '화차' 때부터 악역을 쭉 해왔는데, 사실은 연기력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센 캐릭터에 힘입어 '해준이는 연기 잘하잖아'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 거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있다. 그래서 '힘내리' 같은 작품이 더 반가웠던 이유다. 굉장히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이야기는 정말 좋은 것이기 때문에 계속 다른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해준은 '독전'에 이어 차승원과 두 번째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이 되고 제가 후에 캐스팅이 됐다. 차승원 선배님이 제가 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좋아해 주셨다. '독전'에서 한 번 만났지 않았나. 그때부터 저를 굉장히 흐뭇하게 생각해주셨던 것 같다. 제가 옆에 있으면 재미있거나 붙임성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굉장히 좋게 생각해주셨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차승원과 형제 호흡을 맞추면서 화제가 된 높은 외모 싱크로율에 대해 "선배님 외모가 워낙 뛰어나시지 않나. 선배님은 한 번도 외모에 대해서 '아니다'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는 사람이니까. 인정받은 것 같기도"라고 말을 이으며 부끄러워했다. 쑥스러워 하던 그는 "선배님은 전국구고 저는 지역구이지 않나"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날 박해준은 '한예종 장동건'이라는 별명에 대해서 묻자 바로 손사래를 치며 "지금 제가 활동 하고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고 학교를 다닐 때는 전혀 그런 말이 전혀 없었다.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한예종 장동건'이라는 별명의 출처를 묻자 "'한예종'에 장동건 선배님은 워낙 유명하시지 않나. 그런 선배님과 제가 학교를 같이 다녔었고. 그냥 여러 가지 추측성으로 나온 것 같고, 사실 저도 출처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쑥쓰러워 했다.

이어 '한예종 장동건'이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지금은 너무 좋다. 전에는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 장동건 선배님은 정말 놀랍게 잘생기신 분 아닌가. 선배님을 보면 진짜 '배우는 이래야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며 "그런데 선배님이 한예종을 나오셨는데 제가 '한예종 장동건'이라는 별명은 사실 말이 안된다"며 웃었다.

'화차'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어 이제는 충무로의 대표 배우가 된 박해준. 그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냥 제가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기만 했었다. 공연하면서 너무 모르는 것도 많았다. 물론 지금도 정말 많이 모른다"고 말했다.이어 활동명을 변경한 후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전하며 "'화이' 할 때 이름을 바꿨다. 그때 조성하 선배님이랑 같은 회사에 있었는데, 그때 활동명을 바꿨다. 조성하 선배님이 이름을 '박해준'이라고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상우'라는 이름이 활동중인 배우 분도 쓰고 계시기도 하고 저와는 안 어울린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사실 저는 활동을 위해서 가명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대표님한테 말씀드리니까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저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 묻자 "작명소 가서 한자도 받아왔다. 사실 한자가 무슨 한자인지 기억도 안 난다. '바다 해'에 '깊을 준'를 써서 작명소에 물어보니까 작명소에서 이름에 물이 많아서 이 이름으로 지으면 죽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자는 새로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기억도 안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 김혜옥, 안길강 등이 출연한다. '럭키'(2015)의 이계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9년 추석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클레오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