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기술력을 뛰어넘을 게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게임업계의 최고 성수기라 할 수 있는 4분기, 게임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대형 게임사들이 명운을 걸고 개발하고 있는 대작들이 연말 출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대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 하는 '달빛조각사',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V4' 등 이른바 '빅3'이다. 넷마블이 개발중인 '세븐나이츠2'도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지만, 일단 앞선 3개의 게임들은 일찌감치 사전예약을 하며 화제몰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단 '달빛조각사'가 먼저 사전예약을 시작했지만,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문을 연 것은 '리니지2M'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일 미디어 쇼케이를 통해 '리니지2M'의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겸 CCO(최고 창의력 책임자)가 키노트 발표를 통해 "16년 전 온라인게임 '리니지2'가 세상에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런 과감한 도전 정신과 기술적 진보를 '리니지2M'을 통해 모바일에서 재현할 것"이라며 "당분간 '리니지2M'의 기술력을 뛰어넘는 게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은 높다.
'리니지2M'은 지난 2003년 출시한 온라인 MMORPG '리니지2'의 정통성을 이어받지만,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리니지M'과는 달리 모바일게임의 한계에 도전할만한 최신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리니지2'의 클래스는 물론 아예 출시부터 새로운 클래스를 새롭게 선보이겠다고 예고한 이유이다. 또 '리니지M'으로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게임에서도 대박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니, 이제 '리니지2M'에선 본격적으로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반영해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을 마음껏 뽐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모바일 최고 수준의 4K UHD급 풀 3D 그래픽, 모바일 MMORPG 최초의 충돌 처리 기술, 플레이를 단절시키는 모든 요소를 배제한 심리스 로딩(Seamless Loading), 1만명 이상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모바일 최대 규모의 '원 채널 오픈 월드' 등을 구현한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했는데, 18시간만에 200만명을 달성하며 역대 게임 중 최단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리니지M'의 경우 3일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공개와 함께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 '퍼플(PURPLE)'을 선보인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전용 서비스로, 모바일과 PC의 완벽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김택헌 CPO(최고 퍼블리싱 책임자)는 "퍼플은 경계를 이어주고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게임 경험의 무한한 확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PC 환경에 최적화된 그래픽 품질과 성능, 강화된 커뮤니티 시스템, 게임 플레이와 라이브 스트리밍의 결합 등 모바일게임 최적화와 강력한 보안 서비스가 특징이라고 엔씨소프트는 강조했다.
오픈월드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 역시 '리니지2M'이 기록을 발표한 같은 날, 사전예약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리니지2M'보다는 늦은 9일만이긴 하지만, 이미 게임 시장에서 검증된 '리니지' IP와는 달리 웹소설인 '달빛조각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역시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개발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와 김민수 이사가 함께 개발중이기에 출시 전부터 '리니지2M'과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V4'는 오는 27일 쇼케이스를 열며 사전예약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히트'와 '오버히트'로 이미 모바일게임에선 성공 방정식을 썼던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가 개발중인 MMORPG로, 11월 출시를 이미 예고한 상태다. 서버의 경계를 넘어 경쟁과 협력의 장이 펼쳐질 '인터 서버', 모바일게임 수준을 뛰어넘는 고품질의 '리얼 필드', 현존 게임 최대 규모의 '보스 레이드', 6개의 클래스가 순식간에 폭발적인 딜링을 발휘하는 '데빌체이서 모드' 등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역시 사전예약을 시작하면 앞선 2개의 게임과 예약자 기록부터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