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터키)=스포츠조선 조성준 통신원]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라 불릴 만 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황의조가 후반전 투입되자마자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국가대표팀 A매치 3경기 연속골의 위엄이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밤(한국시각)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조지아와 친선 A매치를 치렀다. 친선경기지만, 실상은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실전 훈련이었다. 때문에 벤투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간 잘 꺼내지 않았던 스리백을 썼다. 3-5-2 진형을 구성했는데 최전방에 손흥민-이정협, 중원에 김진수-권창훈-이강인-황희찬, 수비형 미드필더로 백승호, 스리백에 권경원-김민재-박지수를 배치했다. 골문은 구성윤에게 맡겼다.
하지만 전반은 우려대로 대표팀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특히 기존에 나타났던 스리백의 문제점이 반복됐다. 빌드업은 더뎠고, 스리백 양측의 하프 스페이스에 빈틈이 많이 드러났다.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황희찬도 움직임이 어색했다. 결국 전반 39분에 권창훈이 수비 지역에서 패스 미스를 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아나니제에게 선취골을 허용해 전반을 0-1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동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해결사는 '황태자' 황의조였다. 후반에 바로 교체 투입된 황의조는 2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넘어온 손흥민의 빠르고 강한 크로스를 원터치 슛으로 방향을 바꿔 골문을 뒤흔들었다. 투입되자마자 첫 번째 볼터치가 동점골로 이어진 것.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하지 않았다.
이로써 황의조는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호주-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연속 골을 넣으며 벤투호의 '황태자'이자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황의조는 조지아와의 경기에서도 전반의 답답했던 경기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꾸는 값진 동점골을 터트려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