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처참한 패배였다.
2019 FIBA 농구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 전패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4일 중국 우한에서 이어진 농구월드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66대108로 대패했다. 아르헨티나전 참패 후 두 번째 경기인 러시아전에서 분투하며 나이지리아전 1승 희망을 품었던 한국은, 앞선 두 경기보다 더 형편 없는 경기를 하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1쿼터 중반까지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정현과 양희종의 3점슛이 성공됐고, 라건아도 앞선 두 경기처럼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몸이 풀리지 않은 듯 슈팅이 계속 빗나갔고,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했다. 하지만 초반 확실히 도망갈 기회를 잡지 못한 게 뼈아팠다. 점수차를 벌릴 수 있는 많은 기회에서 자유투 실패, 공격자 파울, 실책 등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나이지리아가 따라붙기 시작했고 결국 1쿼터를 15-17 2점차로 뒤진 채 마쳤다.
2쿼터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몸이 풀리자 한국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조직력은 아르헨티나, 러시아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개인 능력만큼은 월등했다. NBA 리거인 오코기의 연속 3점슛이 터졌다. 마찬가지로 NBA에서 뛰는 메투와 함께 에릭, 디아구 등 장신 선수들이 한국 골밑을 맹폭하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의 슛은 던지면 들어갔고, 한국은 제대로 슛 한 번 쏴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상대에 기회를 넘겨줬다. 전반 종료 후 스쿠어 31-49. 이미 분위기는 기울었다.
3쿼터부터는 의미 없는 가비지 게임처럼 양팀이 속전속결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점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한국은 4쿼터 라건아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빼고 일찌감치 수건을 던졌다. 66대108 충격의 대패였다.
한국은 대회 전 나이지리아를 1승 제물로 삼았지만, 개인 기량 차이가 극명했다. 특히, 돌파 후 쏘는 슛들은 블록을 당하나 백보드와 림을 맞고 튀겨나오기 일쑤였다. 상대 높이를 의식한 나머지 손에 힘이 들어가자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넣어야 할 찬스에서 골이 성공되지 않자 순식간에 선수들의 전의를 상실하는 모습이었다.
조별리그 3패를 당한 한국은 B조 최하위가 됐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순위 결정전을 치르기 위해 광저우로 이동한다. A조 3, 4위 팀과 경기를 벌인다. A조에서는 코트디부아르와 중국-베네수엘라전 패자가 한국을 만나게 된다. 이 순위 결정전에서 25년 만의 월드컵 승리에 재도전 한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전 패배로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에 대한 희망도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