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지금도 내 꿈은 오직 여자축구의 발전뿐이다. 국민들께 감동을 주는 대표팀이 되겠다."
최인철 여자축구 A대표팀 신임 감독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여자축구를 향한 깊은 애정과 미래를 향한 강렬한 희망을 드러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9일 최인철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 2년 뒤 성과 평가 후 다음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절대 1강' 인천 현대제철의 사령탑인 최 감독은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3위를 이끈 직후 2010~2011년 여자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0년 피스컵 우승과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이끌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 예선전을 치렀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현대제철 감독을 맡아 2013~2018년까지 WK리그 통합 6연패 위업을 이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은 9년 전 첫 대표팀 감독 시절을 떠올렸다. "2010년 U-20 월드컵 3위 후 바로 A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지금보다 젊었고 패기 넘쳤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전 후 사임했다. 전술적인 운영, 선수들과 소통을 더 잘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8년이 지나 더 성숙해졌다.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그때도 지금도 내 꿈은 여자축구 발전뿐이다. 그때 함께 했던 선수들이 어느덧 '노장'이 됐다. 감회가 새롭다"며 옛 제자들과의 대표팀 재회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최 감독은 2012년 WK리그 현대제철 지휘봉을 잡은 이후 6회 연속 통합우승 역사를 썼다. 올해도 20경기 무패(18승2무)로 7연패를 예약했다. 시즌 중 고심끝에 대표팀 사령탑 중책을 수락했다. 최 감독은 "현대제철에서 8년간 일했다. 우승도 많이 했다. 하지만 10년 우승보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스스로 또 한번 성장, 발전하기 위해 도전했다. 김판곤 위원장님 등 축구협회와 철학을 공유하면서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내 철학은 오직 하나, '여자축구를 위해서'다. 시즌중 허락해주신 현대제철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도 시사했다. "내년 2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기존의 베테랑 선수를 배제하고 신인선수로 모두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하다. 조정은 있겠지만 전면적인 세대교체는 어렵다"면서 "완전한 세대교체는 올림픽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협회를 향해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적극적 지원도 요청했다. "제가 협회에 요구한 것은 분기별 한번씩, 연간 A매치 4회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대회에 대한 감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여자축구 대표팀 발전을 위해 외국인 스태프 영입 계획도 밝혔다. "여자축구도 세계적 축구 트렌드와 교감하고 따라가야 한다. 제 철학에 맞는 외국인 스태프를 통해 세계적인 축구 트렌드와 우리 여자축구의 장점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라는 중책, 무한한 도전이 시작됐다"면서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표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한 번의 성적으로 인정받기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여자축구 대표팀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최인철호는 내달 '프랑스여자월드컵 우승국' 미국과의 A매치 원정 2연전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내년 2월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대비한 평가전이다. 이달 28~29일경 소집한 후 이튿날 출국, 내달 4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1차전, 7일 오전 3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2차전을 갖는다. 축구회관(신문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