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지환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일 오후 수원지법 성남지방법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강지환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강지환은 짧게 머리를 자르고 연갈색 반팔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강지환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깊게 인정한다"며 "고통 받은 피해자 분들에게 어떤 말로 사죄하고 위로해야 할 지 스스로도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뼈저린 반성과 사죄하는 마음이다. 피해자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체포됐을 때부터 검찰조사까지, 변호인들과의 접근과정에서도 일관되게 보여준 모습"이라며 "피고인은 기록에 나타난 자신의 모습이 낯설 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아 스스로 당황하고 있다. 왜 이런 행동이 나타났는지, 연예인의 삶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정도의 잘못을 하게 됐는지는 추후 말씀 드리겠다"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지환 역시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을 하는지 명확히 하는 게 좋겠다"며 "자백으로 보기에는 거리가 있고 공소사실에 나타난 사실 관계는 모두 인정하지만 당시 사건의 모든 기억은 분명치 않다는 진술로 보인다"고 불분명한 강지환 측 입장을 확고하게 하기를 요구했다.
변호인은 "세부사항에서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부분이 있다.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건 현장의 CCTV 영상과 사진을 시간 순서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피해자 사생활까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비공개 심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현재 피해자 중 한 명은 열상을 입어 2주 간의 진단을 받았고 다른 한 명은 신경 정신과에서 우울증을 비롯해 후일 PTSD 장애 판정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피해자들의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전날 강지환의 이전 변호인이 합의 제시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몰리고 당시 강지환이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합의를 고려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자들은) 현재 극도의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일부 언론에서는 피해자의 직업을 노출해 피해자 주변 모두가 알게 됐다. 부모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원래의 직업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재판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 측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공소사실 자체에 대해 자백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며 "더불어 영장실질심사 전날 합의 제시가 있었다. 피해자들로서는 당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강지환 씨가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합의할 수 없었고 그와 같은 입장은 현재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강지환은 지난 7월 경기 광주시 오포읍의 자택에서 여성 2명을 상대로 각각 성폭행과 성추행을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체포 직후 강지환은 "술에 취해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지만 구속 이후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로 인해 출연 중이던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서 하차했으며 소속사 화이브라더스와도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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