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김근홍 PD의 한마디에 정지훈도 '움찔'했다. 하지만 김 PD의 진심을 알기에 웃으며 넘겼다.
2일 서울 MBC에서 MBC 월화극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32부작인 '웰컴2라이프'는 2일 17부와 18부가 전파를 탄다. 반환점을 돈 셈이다. 수도권 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는 '웰컴2라이프'는 이 기세를 후반부까지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김 PD는 이 자리에서 "정지훈 씨를 만난 첫날 나에게 한 말을 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지훈은 김 PD에게 "감독님, 그렇게까지 다 말씀할 필요는…."이라며 당황했다. 하지만 김 PD는 "나도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 정지훈 씨가 출연하는 영화를 봤다"고 운을 뗐다.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을 말하는 것이다. 김 PD는 "배우로서 다시 뚫고나오기 쉽지 않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 정지훈은 작은 단편영화로라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하더라. 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이 배우와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지훈은) 촬영장에 한번 늦은적 없다. 또 연기를 보면 그가 전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촬영장에 왔는지 알 수 있다. 적어도 세가지 버전의 연기를 준비해온다. 잠잘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덧붙여 김 PD는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챙긴다. 다들 자기 대기실로 불러와 같이 연습하고 있다. 어려운 주연배우가 같이 호흡할 수 있게끔 해줘서 주연만 돋보이는 작품이 아닌 모든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PD의 도발(?)에 정지훈도 맞불을 놨다. 정지훈은 "감독님이 두번째 촬영날부터 돌변했다. 첫번째 촬영날까지 정말 잘해주셨는데 두번째 촬영날부터 나에게 '이렇게 연기하면 안됩니다' '이렇게 소리 지르면 안됩니다'라고 하더라"라며 "다른 감독님들은 귓속말을 하거나 따로 데려가서 얘기하는데 우리 감독님은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다 있는데서 얘기해서 충격적이었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에게만 그런게 아니라 예외가 없다. 대선배님에게도 똑같이 하더라. 그런 것을 보고 감독님에게 신뢰가 갔다. 그래서 군소리 안하고 다 받아들이고 고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에게 신뢰가 생겼고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룹으로 98년에 데뷔했지만 잘 안됐고 2002년 비라는 이름으로 솔로로 나섰다. 이제 (연예인을 한지) 20년이 좀 넘은 것 같다"고 말한 정지훈은 "그동안 열심히 해도 '시간과 상황이 맞춰져야 되는구나' '늘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 내 본분이지'라는 생각만 했다"며 "이번 작품은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서 그동안 내가 했던 색깔과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지훈은 "그동안 단 한번도 내 입으로 배우라고 해본적은 없다. 늘 열심히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하지만 이 작품 전에 내가 원래 잘하던걸 늘 울궈먹지 않았나 반성했다. 그래서 '웰컴2라이프'는 시작할때 내 기존의 모습을 조금만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첫 방송날 '내 연기가 어땠나'가 나에게는 칼날같았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안심보다는 다음날이 두려웠다"며 "작품적으로 호평을 많이 해줘서 지금도 신나게 촬영하고 있다. 감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덕분인지 '웰컴2라이프'를 통해 배우 정지훈에 대한 호평은 많아졌다. 하지만 반환점을 돈 '웰컴2라이프'에서 정지훈의 역할은 더 많아졌다. 이번 작품을 무사히 마치고 배우 정지훈에 대한 재평가가 어떻게 이뤄질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