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캠핑클럽' 핑클 멤버들이 함께한 6박 7일 간의 캠핑이 끝났다.
1일 밤 방송된 JTBC '캠핑클럽'에서는 마지막 정박지인 강원도 영월 법흥계곡에서 캠핑을 즐기는 핑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효리는 마지막 정박지에서의 저녁 시간에 제주에서부터 챙겨온 비장의 무기 블루투스 마이크를 켰다. 핑클 멤버들은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이효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효리는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하지 마'를 선곡한 후 "너희들을 위한 노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진은 "진짜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게다가 이효리는 노래 중간에 "오늘이 마지막 밤이지만 안녕이라고 말하지 말자. 우린 아직 이별이 뭔지 모르지 않냐"며 내레이션까지 곁들여 웃음을 자아냈다.
처음에는 시큰둥해하던 멤버들도 이내 마이크를 잡고 각자의 애창곡을 열창하며 마이크 쟁탈전을 펼쳤다. 특히 휴대폰 주인인 성유리는 다른 멤버들이 완곡하기 전 노래를 칼같이 끊으며 '권력자'로 등극했다. 이런 성유리의 모습에 이효리는 "얘 악마다"라고 놀려 웃음을 자아냈다.
옥주현은 이날 015B의 '이젠 안녕'을 선곡해 멤버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멤버들은 손을 잡고 마주 본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울컥했다. 하지만 이진은 혼자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헤어지는 건 아니니까. 안 만날 거 아니지 않냐"고 무덤덤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멤버들은 엔딩곡으로 '루비'를 선곡했다. 그러나 메인 보컬 파트가 압도적으로 많은 탓에 옥주현을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연신 코러스만 했다. 또 짧은 파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멤버들은 부리나케 자신의 파트가 나오면 마이크를 뺏는 등 강한 파트 욕심을 내비쳐 폭소케 했다.
탄력받은 옥주현은 '영원한 사랑'까지 연이어 불렀고, 멤버들은 "그만하고 싶다"면서도 열심히 안무를 맞추며 과거의 핑클을 소환했다.
한껏 흥을 낸 후 다시 한자리에 모여앉은 핑클은 21주년 공연에 대한 진심을 털어놨다. 이효리는 "물론 노래방에서 노는 것보다는 프로페셔널하게 잘해야겠지만 이런 기분으로 공연하면 팬들도 우리의 에너지를 느끼지 않을까. 부담 갖고 할 나이는 아니지 않냐. 정 이상하다 그러면 다시는 안 하면 되지 않냐. 어쨌든 공연까지 하게 되면 되게 감동적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성유리는 "잘하고 싶은데 잘할 수 있을지 그게 제일 걱정이다"라고 털어놨고, 이진도 "부담감이 있다. 우리는 무대에 안 선지 정말 오래됐으니까"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이를 들은 이효리는 "부담 갖지 마라. 원하는 대로 해라. 15년 뒤에 만나서 다시 할 수도 있지 않냐"며 동생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진은 남편을 홀로 두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공연 준비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옥주현도 그 부분을 걱정했음을 고백했고, 이효리와 성유리도 공감했다.
그러나 이진은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외국에 있으니까 나는 이제 내가 핑클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잊고 살았다고 할까. 그러다가 이번 여행을 할 수 있게 돼서 그냥 순리대로 쭉 오다 보니까 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여행 내내 공연을 하고 싶어 하던 옥주현은 "내가 개인 활동을 하면서 내가 체감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모르고 지나갔구나 싶었다. 한 번이라도 좋은 기회가 돼서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래서 이 여행을 함께할 수 있게 된 이 시간 자체가 너무 특별하고 감사하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효리는 "이번 여행도 그렇고 우리가 하려고 한다고 되는 건 아닌 거 같다. 모든 일이 순리가 있고 흐름이 있는 거 같다. 어쨌든 공연하고 싶은 마음은 다 있으니까 그 흐름이 왔다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도움의 길이 열릴 거 같고 같다. 그런 걸 받아들이면 될 거 같다. 순리대로 흐름대로 사는 게 항상 좋은 거 같다"고 밝혔다.
잠들기 전 이효리는 이상순과 통화를 하며 또 한 번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공연 얘기가 나왔다. 나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근데 오빠랑 애들 혼자 놔둬야 하니까 신경이 쓰인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번에 느낀 게 많다"고 말했고, 이상순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효리를 따뜻하게 다독였다.
멤버들은 잠들기 직전까지 얼굴 바꾸기 어플을 하면서 함께 웃고 떠들며 다소 쳐져 있던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러면서 "내일 질질 짜고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지막날에도 가장 먼저 일어난 이효리는 간단하게 몸을 풀고, 수영을 하며 아침 수양 시간을 가졌다. 뒤늦게 일어난 멤버들은 이효리의 '자연인 포스'에 깜짝 놀라 웃음을 안겼다. 성유리는 옥주현의 도움을 받아 오믈렛을 만들었고, 마지막 조식을 함께 했다.
이효리는 멤버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거 없었냐"고 물었고, 이진은 고무줄 놀이를 제안했다. 이에 멤버들은 고무줄놀이를 비롯해 림보까지 아침부터 거침없는 몸개그를 선보여 웃음을 안겼다.
옥주현은 다시 한번 공연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고, 이효리는 "어쩐지 십몇 년을 안 됐던 게 너무 쉽게 될것 같으니까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오래 쉽게 안 됐던 게 이 캠핑 한 번으로 될까"라며 "아직 시기가 아닐 수도 있지. 흐름대로"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진과 성유리도 설거지를 하면서 공연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이효리는 앞서 실패했던 연날리기에 재도전했지만, 연은 쉽게 날지 않았다. 결국 혼자의 힘으로 벅찼던 이효리는 성유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성유리는 "왜 이렇게 연을 날리고 싶었냐"고 물었고, 이효리는 "모르겠다"며 울컥했다. 그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어떤 기약할 수 없음에 대한 아쉬움이랄까"라며 애써 미소 지었다. 이어 "난 핑클에 대한 그런 게 아예 없다고 생각했다. 행동도 그렇게 했으니까. 근데 이상하게 아직 남아 있었던 거 같다. 미련이 남아 있었나 보다. 단념했던 건가"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자 성유리는 "난 핑클 추억을 막 일부러 안 보고 그랬던 거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언니들이 진짜 부러웠다. 나 빼고 다 잘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질투도 나고 엄청 방황했던 거 같다. 그때 언니도 솔로 앨범 내서 너무 잘되고, 주현 언니 뮤지컬을 보는데도 너무 잘하고, 진이 언니도 연기 잘하지 않냐"며 눈물을 보였다.
이를 들은 이효리는 "그래서 네가 핑클에 누가 된다고 생각했냐"고 물었고, 성유리는 "그런 게 슬프기도 하고 어쨌든 나만 제일 못하고 있다는 콤플렉스가 좀 심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성유리는 "그런 마음으로 핑클을 외면했었는데 그 후에는 재결합하는 팀이 엄청 많지 않았냐. 나도 그립고 언니들도 보고 싶었다. 언니는 어쨌든 독보적인 존재고, 주현 언니도 디바가 됐고, 진이 언니도 미국에서 잘살고 있고, 나도 연기를 하는데 뭔가 하나의 방점을 찍고 그때 핑클이 딱 모이면 '쟤네는 다 잘 됐는데 저렇게 재결합하니까 되게 멋있다' 이런 얘기 듣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효리는 "너가 그런 생각하는지 전혀 몰랐다. 네가 모였을 때 핑클의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네가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 아니냐"며 "그냥 네가 있는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거 아닐까. 넷은 함께 있어야지 되는 거니까. 그래야 완전체가 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남들이 인정하는 정점보다 네가 네 연기에 완전히 만족하게 되면 네가 아마 마음이 편할 거다. 그거에 의식하면서 살기에는 이제 너무 피곤하다. 내 인생은 내가 즐기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지. 네 마음이 뭔지 너무 알겠고, 고민해 봐라"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수록 말수가 줄어든 멤버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핑클답게 이별하기로 결정했고, 물총을 들고 다같이 계곡에서 치열하게 물총싸움을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유쾌하게 보낸 멤버들은 "이번 여행하고 돌아가서 각자 며칠 시간을 갖고 결정을 내리자"며 공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한 마지막까지 울지 않을 것 같던 이진도 결국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에는 캠핑 내내 그토록 고민했던 공연 연습에 매진하는 듯한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돼 감동을 자아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