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노주환 기자] '전설의 매치'에서 전북이 또 웃으며 선두까지 탈환했다.
전북 현대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8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17경기 연속 무패 (11승6무)를 달린 전북은 승점 60 고지를 밟으며 이날 인천과 비긴 울산을 따돌리고 1위를 탈환했다.
반면 4경기 무승(2무2패)에 빠진 서울은 올시즌 3연패와 함께 전북전 8경기 연속 무승(1무7패)을 기록하며 우울한 '전설(전북+서울)의 매치'를 맞이했다.
동상이몽의 경기였다. 홈팀 서울은 전북전 무승 사슬을 끊고 싶었다. 2017년 7월 2일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방문객 전북은 울산과 박빙의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선두 탈환을 당장 못해도 더 벌어지면 안된다고 여겼다.
각자 간절한 이유를 품고 있어 팽팽한 접전이 에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른바 '원사이드' 게임이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전북이 상대를 압도했다.
반면 최근 여름시장에서 선수보강 '제로' 이후 급격한 경기력 하락을 보이던 서울은 위축된 모습이었다.
서울이 경기 시작과 함께 먼저 공세를 펼쳤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전북은 로페즈-호사-문선민으로 이어지는 전방 라인을 십분 활용하며 지친 서울을 흔들었다.
전반 8분 서울이 일격을 당했다. 오른 측면의 권경원이 상대 수비가 정렬되지 않은 틈을 타 문전 크로스를 했고 호사가 상대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잘라 들어가며 헤더, 골망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얻어맞은 서울은 수비 과정에서 김주성이 머리가 찢어져 붕대를 감고 뛰어야 하는 등 손실이 컸다.
이후 서울은 연이어 위기를 겪었다. 14분 로페즈의 중앙 돌파에 수비가 무너졌다가 골키퍼 유상훈의 세이브에 가슴을 쓸어내렸고, 15분 손준호의 기습 강슛도 유상훈 덕분에 모면했다.
대인 마크 능력 부족에 패스미스까지 겹쳐 내내 불안하던 서울 수비는 결국 22분 추가골을 허용했다.
손준호가 후방에서 긴 패스를 띄웠다. 상대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며 쇄도하는 문선민에게 정확하게 배달된 절묘한 패스였다. 문선민은 빠른 스피드로 문전 침투한 뒤 왼쪽에서 달려드는 로페즈에게 패스했고, 로페즈는 오른발 논스톱으로 해결했다.
기세를 올린 전북은 30분과 38분 로페즈의 추가골 기회를 만들었지만 유상훈의 선방에 막힌 게 아쉬웠을 뿐 나무랄 데 없는 전반을 보냈다.
서울은 문선민을 활용한 롱볼 공간 패스에 번번이 침투를 허용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양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이 공세 수위를 높였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북은 선방쇼를 펼친 유상훈과 마무리가 아쉬운 문선민이 야속했을 뿐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문선민은 후반 7분과 17분 문전 중앙에서 노마크 슈팅 기회를 맞았지만 연거푸 허공을 갈랐다. 유상훈은 13분 호사의 슈팅을 슈퍼세이브로 차단한데 이어 뒤로 흘러나가는 공에 문선민이 쇄도하는 것마저 육탄방어했다.
서울은 25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주성의 헤더 패스를 받은 페시치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간발의 차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땅을 쳐야 했다.
서울의 불운은 33분에도 이어졌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페시치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후반 교체 투입된 정원진이 나섰다. 정원진의 오른발 슈팅이 전북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에 막히며 왼쪽 골기둥을 맞고 나왔다. 다시 정원진이 왼발 슈팅을 했지만 송범근에게 또 막히고 말았다.
서울 유상훈이 선방쇼를 펼치자 '기회가 없었을 뿐, 나도 할 수 있다'는 듯 송범근이 결정적인 한방을 보인 셈이었다.
이후 서울은 종료 직전까지 안간힘을 쏟았지만 전북에겐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최만식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