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차가운 승부의 세계에서 옛 동료들은 냉혹했다.
SK 와이번스 헨리 소사가 올시즌 두 번째로 3개의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소사는 1일 인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2⅔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6안타를 허용하고 5실점했다.
SK 벤치는 소사가 3회 연거푸 2개의 홈런을 내준 뒤에도 위기가 이어지자 6-5로 한 점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투수를 박민호로 교체했다. 소사는 이날 직구 구속이 최고 147㎞, 평균 145㎞에 머문데다 제구력마저 흔들려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소사가 한 경기에서 3홈런을 얻어맞은 것은 KBO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6월 9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처음이다. 소사는 당시 4이닝 동안 7안타 8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는데, 김상수 강민호 김헌곤에게 각각 2점홈런을 허용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전날까지 최근 6경기에서 1승5패로 하락세에 빠지면서 2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가 좁혀진 것을 의식, 빠른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소사의 구위와 컨디션이 더이상 이닝을 맡기기는 힘들다는 판단이었다.
LG 타자들은 1회에만 삼자범퇴로 물러났을 뿐, 2회 채은성의 솔로홈런, 3회 이형종과 김현수의 연속타자 홈런 등 3개의 아치로 5점을 뽑아내며 소사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소사는 지난 2015~2018년까지 4년 동안 LG에서 활약했다. LG 선수들과는 서로 눈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사이다. 마운드에서의 모습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앞서 지난 6월 27일 KBO리그 복귀 후 처음 LG를 상대할 때도 소사는 6이닝 동안 8안타을 맞고 4실점하며 고전했다. 당시 LG 타자들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소사를 괴롭혔다. 투구수는 111개로 올시즌 최다였다. 이날도 소사의 직구-포크볼 위주의 볼배합을 꿰뚫었는지 배트 중심을 맞아나가는 타구를 잇달아 날렸다. 2⅔이닝은 자신의 올시즌 최소 투구이닝. 투구수는 43개였고, 평균자책점은 3.28에서 3.72로 나빠졌다.
SK 타선은 1,2회 각각 3점씩 올리며 초반 소사에게 넉넉하게 득점 지원을 해줬다. 하지만 소사는 6-1로 앞선 3회 1사후 이천웅과 오지환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포크볼이 높은 코스에서 형성됐다. 이어 이형종에게 초구 143㎞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김현수에게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145㎞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몰리면서 좌측 파울 폴 안쪽으로 살짝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소사는 2사후 카를로스 페게로에게 좌중간 빗맞은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