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난해 외국인 타자 덕을 하나도 누리지 못했던 두산 베어스는 올시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활약에 웃는 일이 많아졌다. 페르난데스가 3번 혹은 4번 타순에서 기회를 만들거나 해결해주며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양의지의 이적. 김재환의 부진으로 타선 걱정이 컸던 두산은 페르난데스가 기대 이상의 타격을 펼치면서 공격력은 줄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31일 현재 두산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5.14점으로 키움 히어로즈(5.62점)에 이어 2위다. 팀 홈런(79개) 공동 8위가 말해주 듯 두산은 김재환 등 거포들의 부진으로 장타력은 크게 떨어졌지만, 강한 집중력을 앞세워 득점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중심축이 페르난데스이다.
두산은 올시즌 페르난데스로 인해 웃을 일이 또 있을 것 같다. 바로 최다안타 기록이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때리며 5대3 역전승을 이끌었다. 2안타 이상을 친 멀티히트 경기가 후반기 들어 벌써 15번째. 시즌 172안타로 이 부문 선두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한 페르난데스는 2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166안타)와의 격차를 6개로 벌렸다.
페르난데스는 남은 20경기에서 28개의 안타를 추가하면 역대 두 번째로 200안타 고지를 밟는 선수가 된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1.387개의 안타를 친 페르난데스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가면 산술적으로 199.7개의 안타로 시즌을 마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0안타 가능권이다.
후반기 들어 안타 생산 능력이 더욱 좋아졌다는 점이 기록 달성을 기대케한다. 전반기 타율이 3할3푼7리였던 페르난데스는 후반기 27경기에서는 107타수 42안타, 3할9푼3리를 기록중이다. 후반기 경기당 안타는 1.556개로 전반기(1.340개)를 압도한다.
키움 서건창도 201안타를 달성한 2014년, 후반기 페이스가 전반기보다 뜨거웠다. 당시 128경기 체제에서 서건창은 후반기 46경기에서 76안타, 즉 경기당 1.652개를 쳐 전반기(1.524개)보다 높은 안타 생산성을 보여줬다. 6경기 연속 멀티히트 등 연일 몰아치기가 뜨거웠다.
페르난데스 역시 몰아치기와 집중력이 좋다. 최근 9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동안 2안타 이상 경기는 6번, 3안타 경기가 2번이었다. 페르난데스의 강점은 공격적인 타격을 하면서도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뛰어난 컨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안타 비중을 높여주고 있다. 이날 현재 페르난데스는 타율 3할4푼9리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으며, 삼진 49개는 규정 타석을 채운 56명 중 11번째로 적고 풀타임 외국인 타자 중 최소 수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