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야구팀의 미래는 유망주에 달려있다.
오늘 잘 키워야 내일 잘 쓸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선수가 거저 크는 건 아니다. 자리를 잡기까지는 숱한 과정이 필요하다.
아주 드물게 곧바로 잘 하는 천재도 있지만, 대부분 절차와 단계를 거쳐 궤도에 진입한다. 그 과정을 관리해주는 사람이 좋은 지도자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가꿔야 할 책임이 지도자에게 있다.
SK 염경엽 감독은 미래를 육성하는데 있어 오버랩 과정을 중시한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염 감독은 "리빌딩이 하루 아침에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신예들을 키울 환경조건이 필요하다.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줄 때 유망주 성장의 여지가 생긴다. 미래만큼 현재도 당연히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두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염 감독은 미래 유망주 육성도 소홀하지 않다. 이미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염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SK 마운드의 미래는 좌완 백승건(19)과 우완 이원준(21)이다.
특히 올시즌 인천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백승건의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백승건은 올시즌 6경기에 출전, 7⅓ 이닝 동안 4안타 4볼넷 6삼진 1실점(1.23)을 기록중이다. 특히 지난 28일 대구 삼성전 5회 두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을 1삼진 퍼펙트로 봉쇄했다. 146㎞에 달하는 빠른 공이 인상적이었다.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염경엽 감독은 '더 빠르게'를 주문하고 있다. 염 감독은 "메커니즘 변화를 통해 구속을 2~3㎞쯤 더 늘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처음 입단했을 당시보다 이미 4㎞ 정도 빨라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1m90, 98kg 당당한 체격의 우완 이원준도 미래의 에이스 후보다. 평균 144㎞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을 구사한다.
염경엽 감독은 "백승건은 제구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투수다. 당장은 롱릴리프로 쓸 생각이다. 2군에서는 선발로 던졌다"며 선발 육성의 뜻을 비쳤다. 이어 "백승건과 이원준은 내년 전력 구상에 넣고 키워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를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 '10년 명가'의 기초가 그의 치밀한 구상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