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4번 타자'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가 돌아왔다.
박병호는 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키움은 박병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화를 6대4로 꺾었다. 이로써 키움은 이날 패한 2위 두산 베어스를 1.5경기로 추격했다. 3연승으로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병호는 최근 5경기에서만 3홈런-6타점을 쓸어 담았다. 팀이 원했던 '4번 타자'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중심 타자 박병호는 4월까지 순항했다. 27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7홈런-20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3번이든, 4번이든 타순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하지만 5월 들어 타격감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5월 26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6홈런-17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와 타점을 본다면, 크게 부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재조정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허리 등 잔부상을 치료하고, 좋았던 감을 찾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6일 1군에서 빠진 뒤 며칠간 휴식을 취했다. 이후 퓨처스리그에 출전해 감을 끌어 올렸다.
16일만인 지난 22일 박병호가 1군에 복귀했다.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박병호에 쏠렸다. 첫 2경기에서 7타수 1안타. 침묵이 이어졌지만, 25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모처럼 대형 홈런을 쏘아 올렸다. 27일 KIA전에선 1홈런 포함 2안타로 희망을 쐈다. 안타를 떠나 꾸준히 나오는 장타와 타점은 긍정적인 요소였다.
그리고 30일 한화전에선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타를 때려냈다. 키움은 1회초 김하성의 투런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사 후 첫 타석에 선 박병호는 김범수의 몸쪽 147㎞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좋은 구위도 소용 없었다. 박병호는 2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해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했다. 3-4로 뒤진 7회초 무사 1,3루에선 안영명의 낮게 제구된 공을 걷어 올려 중견수 키를 넘겼다.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선발 투수가 무너진 뒤 끌려 가던 경기. 박병호의 호쾌한 스윙 한 방이 분위기를 바꿨다. 그의 홈런-타점 행진으로 키움도 본격적인 2위 추격에 탄력을 받고 있다.대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