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첫 날보다 어제가 훨씬 낫더라."
LG 트윈스는 최근 4연패에 빠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져 분위기가 처졌지만,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신선하기만 하다. 학창 시절 정식으로 야구를 해본 적이 없는 '비선수' 출신 투수 한선태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선태는 지난 25일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3-7로 뒤진 8회초에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와 사구를 1개씩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한선태의 부모가 경기장을 직접 찾아 아들을 향해 열띤 응원을 보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어 26일 경기에도 등판했다. 이번에는 4-7로 뒤진 9회초에 나가 1이닝 동안 1안타를 내주고 점수는 주지 않았다. 첫 날보다 훨씬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이틀 동안 2이닝 2안타 1사구 1탈삼진 무실점. 2군서 꾸준히 기량을 가다듬으며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은 한선태는 당분간 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27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확실히 첫 날보다 어제가 훨씬 좋았다. 첫 날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 급급했는데 어제는 한 번 던져봐서 그런지 훨씬 여유가 있었다"면서 "역시 한 번 마운드에 올라가보는 게 중요하다. 나도 프로 데뷔 때 시범경기에서 엄청 떨었는데, 타구를 한 두번 처리해보니 긴장감이 없어지더라"고 했다.
한선태는 26일 경기에서 직구 뿐만 아니라 체인지업과 커브도 자유자재로 던졌다. SK 타자들이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다. 류 감독은 "첫 날 안타를 맞다가 그래도 다음 타자를 병살로 잡고 했는데, 어제는 훨씬 편안한 느낌이었다"며 "체인지업과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삼진 처리를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류 감독은 "볼볼볼만 하지 않고, 대량실점을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써볼 생각"이라면서 "지금 2군서 장원삼과 심수창이 준비하고 있는데, 오늘 (선발)신정락 투구를 보고 (투수진에)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우찬도 와야 된다"며 마운드 개편 계획을 언급했다. 한선태를 좀더 중요한 상황서 기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당장은 아니다.
한선태는 지난 두 경기에서 31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5㎞까지 나왔고, 변화구 제구도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