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애매했던 '세젤예'가 노선을 확실히 정했다. '주말 막장극'이 새로운 방향이다.
23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 새로운 캐릭터인 나혜미(강성연)가 등장했다. 나혜미는 한성그룹의 매혹적인 여왕벌로, 한종수(동방우)의 젊은 아내인 인물. 등장과 동시에 극에 광풍을 몰고 오며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하게 했다.
그동안 '청정극'이나 '여성들의 공감'을 첫 번째로 내세워왔던 '세젤예'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전인숙(최명길)과 강미리(김소연)의 출생의 비밀과 복수를 등장시키고, 또 막장 시어머니인 하미옥(박정수)과 워킹맘 강미선(유선)의 남편 정진수(이원재)의 이기적인 모습들로 인해 두 주먹을 꽉 쥐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완전한 막장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던 드라마다.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김종창 PD는 자극없이 편안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MSG가 많은 드라마가 아니다. 소소하면서 따뜻하고 맑은 국물 같은 드라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위아래가 없는' 캐릭터인 나혜미를 등장시켜 완전한 노선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세미막장' 수준으로 불렸다면, 나혜미의 등장 이후부터는 더 강력하게 '막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해도 될 정도의 변화가 이뤄진 셈이다.
일례로 23일 방송에서는 나혜미가 전인숙의 뺨을 내리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인숙이 자신의 뒷조사를 했다고 생각한 나혜미는 그의 뺨을 때리며 분노했고, 이어 "왜 동서는 나랑 다른 척 하느냐. 어차피 이 집에 있는 이유는 똑같지 않냐. 다른 게 있다면 난 젊은 년이고 동서는 늙은 년인 것"이라는 거침없는 언행을 일삼아 안방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막장력이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에는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나혜미를 연기한 강성연은 남다른 연기력으로 몰입력을 높였다. 어린 나이에 재벌가에 들어온 뒤 욕망에 충실하게 된 나혜미의 모습은 극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부담감이 큰 중간 합류 캐릭터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이질감을 줄였다는 평이다.
초반 급상승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시청률을 전전하며 답보 상태를 이어왔던 '세젤예'에도 활기가 더해진 모양새다. 23일 방송분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6.4%와 33.6%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앞으로가 더 궁금하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막장행 열차'에 탑승한 '세젤예'의 전략이 통할지 관심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