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들은 여름철에 특히 고민이 크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이 보기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짧은 하의를 입고 싶더라도 긴 바지를 고집하거나 스타킹으로 가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하지정맥류로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의 수는 7~8월에 가장 많은데, 이는 이때 증상이 발병해서가 아니라 다리가 드러나는 계절 특성상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 수가 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환자 중 여성 환자 수는 16만6904명으로 남성 환자 수 7만4629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은 여성에게서 하지정맥류가 더 잘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임신, 피임약 복용, 생리, 스트레스 등으로 여성호르몬이 불균형해지면 정맥이 확장되는데, 이 때 판막 기능이 이상이 생기고, 하지정맥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호르몬 이외에도 꽉 끼는 옷을 즐겨 입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족력, 비만, 운동 부족, 고염식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여성이라서 잘 생긴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일단 증상이 눈에 보일 정도로 나타난 하지정맥류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정도로는 완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외관상의 문제 뿐 아니라 다리가 무겁거나 저리고, ?쥐가 나는 등의 증상에서 시작해 발목 부위 부종, 피부 색 변화, 소양증(가려움증), 심하면 피부궤양 등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어 가능하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수술을 대체하는 비수술 치료법이 개발되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레이저·고주파 열 치료와 함께 경화제로 혈관을 굳히는 클라리베인, 생체접착제로 혈관을 붙여 폐쇄하는 베나실 등이 그것이다.
비수술 치료법은 문제 혈관을 뽑아내는 발거술과는 달리 전신마취 없이 작은 바늘구멍만을 내어 최소침습적으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일상 복귀도 빨라 직장인들의 수요가 높다.
이러한 치료들은 문제 혈관을 영상화하여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시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혈관내 치료에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으로부터 시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건우 원장은 "혈액의 흐름을 색상으로 보여주는 도플러 초음파검사로 문제 혈관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 뒤 초음파 영상 유도하에 시술을 진행한다. 특수한 경우 혈관조영장비를 활용한 2중 영상 유도하에 좀더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름철은 하지정맥류 진료 환자가 많아지는 시기"라며 "모든 환자가 치료가 필요한 단계는 아니며, 하지정맥류 증상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정맥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을 통해 하지정맥류를 관리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스포츠조선 doctorkim@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