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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는 싫은 이랜드-전남, 처절했던 외나무 다리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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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선두권에 있는 팀들의 경기만큼, 치열하게 벌어지는 게 바로 최하위를 다투는 팀들 간의 외나무 다리 매치다. 눈물나는 혈전이 벌어지기 일쑤다.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와 서울 이랜드의 혈투가 벌어졌고, 웃은쪽은 전남이었다.

전남과 이랜드의 경기가 17일 이랜드의 임시 홈인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양팀 모두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두 팀은 이 경기를 앞두고 각각 9위, 10위를 기록중이었다. 이랜드가 리그 최하위, 전남이 바로 그 위. 승점 8점의 이랜드가 전남을 잡으면, 승점 1점 차이로 따라붙으며 꼴찌 탈출의 희망을 쏠 수 있었다. 반대로 승점 12점의 전남은 이 경기를 꼭 잡아야 이랜드와의 격차를 벌리며 동시에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약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경기. 양팀 모두 핑계댈 게 없었다. 부상 선수도 돌아오고, 선수들의 체력도 충천했다. 전술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예상대로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전반 주도권을 잡은 팀은 홈팀 이랜드. 감독이 공석이지만 우성용 코치가 휴식기 동안 선수들을 열심히 지도해 나왔다. 전반 공격 점유율에서 54대46으로 앞섰다. 슈팅도 9개나 때렸다. 3개에 그친 전남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실수 하나로 상대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31분경,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가 발생했고 전남이 곧바로 반격 찬스를 잡았다. 왼쪽 윙백 최효진이 크로스를 올렸다. 전남 공격수 김경민이 제 타이밍에 슈팅을 때리지 못했는데, 이 헛발질로 오히려 이랜드 수비가 완전히 붕괴됐다. 골문 앞에 있던 브루노가 공을 잡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손쉽게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올시즌 엄청난 부진으로 팀 공격에 도움을 못주던 브루노는 선제골 포함, 후반 중반 교체될 때까지 훨씬 나아진 몸놀림을 선보였다.

후반 이랜드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전남은 달아나기 위해 애를 썼다. 이랜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쿠티뉴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계속해서 공격 흐름을 주도하며 쉼없이 몰아쳤지만, 마지막 결정력이 부족했다. 자신들이 볼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자주 발생하는 게 아쉬웠다.

전남은 미드필더진의 핵심 한찬희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한 채 후반 시간을 버텼다. 후반 42분 정재희가 상대 골키퍼 김영광과 1대1로 맞서는 천금 찬스를 잡았지만, 그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전남은 신승을 거두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승점 15점으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8위 대전을 9위로 끌어내렸다. 이랜드는 지난 4월14일 천안에서 FC안양을 4대1로 꺾은 후 시즌 첫 승에 기뻐했는데, 이후 리그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천안=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