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으로 뜨거워진 축구 열기, K리그로!
믿기 힘든 드라마가 감동적으로 끝을 맺었다.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대형 사고를 쳤다. 한국은 16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대3으로 패했다.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대회 전 예선 탈락 가능성이 높은 약체로 평가를 받은 팀이 결승에 오른 자체가 감격적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 첫 결승 진출이었다.
이강인(발렌시아)이라는 새로운 스타의 발굴, 무명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거듭난 정정용 감독, 자유분방하지만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원팀'이 된 선수들의 스토리까지, U-20 대표팀을 통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분위기가 재현됐다. 결승전이 새벽 1시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각 도시마다 수만명의 팬들이 경기장과 거리에 모여 응원을 펼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대회 전에는 이강인 정도를 제외하면 어떤 선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팀이었는데, 이제는 대표팀 한명, 한명이 모두 스타가 됐다. 심지어 결승전 교체 출전 전까지 한 번도 뛰지 못한 이규혁(제주)의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지며, 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1명의 선수 중 15명이 K리거다. 따라서 U-20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K리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린 오세훈(아산) 조영욱(서울) 이광연(강원) 등을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에, 많은 팬들이 새롭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에 이 선수들이 곧바로 K리그 경기에 투입될 지는 미지수다. 이겨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도 마케팅 목적으로 무작정 어린 선수들을 투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대한 U-20 대표팀 선수들을 활용해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다.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려면, 이번 U-20 대표팀 열기가 K리그로 이어져야 한다. 한-일 월드컵 후 단시간 내 축구 인프라가 엄청나게 성장했다. 올시즌 K리그는 흥행 선봉에 선 대구FC를 앞세워 인기 회복 단계에 있다. 하지만 시즌이 치러지면서 개막 초반만큼의 열기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U-20 대표팀의 선전으로 인해 K리그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잡았다. 이 어린 선수들이 각 팀에서 잘 자리를 잡는다면 K리그의 인기는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