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어쩌다FC'를 창단한 안정환 감독님의 어깨가 무거워 졌다.
13일 첫방송된 JTBC 신규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는 '뭉쳐야 뜬다' 시리즈의 원년 멤버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이 대한민국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었던 스포츠 대가들과 조기축구팀을 결성해 성장하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 이만기, 농구의 허재, 야구의 양준혁, 마라톤 이봉주, 체조 여홍철, 레슬링의 심권호, 사격 진종오, 격투기 선수 김동현까지 각 분야의 최고들이 첫 등장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감독 역할을 맡게 된 안정환은 "프로축구팀 감독도 가능한 A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감독을 여기서 처음으로 한다"며 "내 인생에 둘을 건들면 안되는데 그 중 하나인 축구를 건드렸다"고 남다른 각오를 말했다.
감독 안정환은 이만기에 이어 허재가 들어오자 "앞으로 올 사람 많지 않나.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전설들 역시 서로의 근황과 함께 축구 포지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양준혁은 "오랜만이다"라는 반응에 "안정환, 서장훈 나오니까 안찾더라"고 여전한 입담을 자랑했다. 허재는 하나씩 들어오는 전설들을 보며 "각 분야에서는 최곤데 축구는 최악의 멤버다. 회식 멤버들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축구하는 걸 좋아한다"는 심권호는 "주말 마다 축구를 한다"라며 배우 최수종 단장 '일레븐' 소속 멤버다. 그는 "공은 빠져도 사람은 못 빠진다"는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에 이만기는 "무서운 팀이 될 것도 같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막내 김동현은 "어린시절 축구선수가 꿈이었다. 학교 축구대회 반대표였다"고 자랑해 전설들에 든든함을 안기기도 했다.
이만기는 "이 사람 보다 내가 더 낫다"는 질문에 "난 일단 양준혁. 뛰는 폼과 스타일이 단거리는 쎈데 장거리는 힘들다"며 셀프 디스를 해 웃음을 안겼다.
멤버들이 모두 모이자 감독 안정환은 할 말을 잃었고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안정환은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어렵다"라며. 급기야 안정환은 "JTBC 미친 거 아니냐"고 제작진을 향해 소리쳐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창단식을 마친 멤버들과 전설들은 구단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차 안에서 감독 안정환은 '어쩌다FC'라는 팀명을 결졍했다. 멤버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잠깐 지켜 본 감독 안정환은 "가망 1도 없다"라며 "축구 30년 했는데 전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본격적으로 전설들의 실력 검증을 위해 첫 평가전을 치뤘다. 허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골키퍼를 자처했다. 상대팀은 첫 공격에 첫 골을 장식한 가운데 계속해서 골을 넣었다. 감독 안정환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진지하게 살폈다. 멤버 중 체력이 남다른 이봉주는 공과 상관없이 경기장을 계속해서 뛰어다녔다. 이만기와 심권호는 대화를 하며 호흡을 맞추려 노력했다. 그러던 중 허재는 룰을 몰라 백패스로 온 공을 손으로 잡았다. 심판에 어리둥절한 허재는 "안해"라며 귀여운 앙탈을 부리기도. 이봉주가 '어쩌다FC' 첫 슈팅을 시도 했지만 골키퍼 손에 막히고 말았다.
하프타임에서 서로의 책임을 물으며 티격태격 하자 안정환은 "지금 초등학교 수준도 안된다"며 "이런 분들이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됐지?"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후반전 허재와 양준혁이 빠지고, 대신 김성주와 정형돈이 투입됐다. 하지만 결국 11:0이라는 대기록을 남기며 전설들은 처음 굴욕감을 느꼈다. 감독 안정환은 "방법을 몰라서다"라면서도 "어디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한 골씩 줄여나가 보자"라며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외쳤다.
한편 경기 후 첫 회식을 가졌다. 안정환 감독은 이만기, 허재와 한 테이블에 앉으며 고기 굽기 담당을 자처했다. 이에 정형돈은 "감독님이 너무 선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며 안쓰러워하자, 안정환은 "이 장면이 꼭 방송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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