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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롯데맨 새출발' 다익손, 포크볼로 권토중래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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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11일 잠실구장.

등번호 50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은 브록 다익손은 불펜에서 힘차게 공을 뿌렸다. 2m5의 키와 긴 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빨랫줄 같은 직구에 롯데 양상문 감독과 주형광 투수코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20개의 불펜 투구를 마친 다익손은 양 감독과 주 코치, 포수 나종덕과 함께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양 감독이 직접 변화구를 쥐는 자세를 취하며 이야기를 풀어가자, 다익손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양 감독과 다익손이 주고 받은 이야기는 포크볼이었다. 다익손은 올 시즌 SK 와이번스 입단 뒤 포크볼 연마를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다익손이 기존에 던지던 체인지업을 관찰한 SK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따른 것. SK 코칭스태프 측은 '체인지업 각도가 좋지 않으니 포크볼로 바꾸자'는 의견을 냈고, 다익손은 캠프 기간 포크볼 연마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실전까지 완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타점 높은 포크볼은 봉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익손은 롯데 유니폼을 갈아 입은 뒤 다시 포크볼을 꺼내들었다. 다익손은 "(불펜 피칭에서) 시즌 전 익힌 포크볼 연습을 했다. 감독님이 다른 그립 등을 소개해주면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다익손의 공을 받은 포수 나종덕은 "키가 크고 공을 던지는 타점이 높은 만큼 타자 입장에선 위압감을 느낄 만하다"며 포크볼 구사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은 위력적인 직구를 갖췄을 때 좋은 승부구가 될 수 있다. 빠른 공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가다 떨어지는 포크볼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다. 빠른 공에 무리없이 대처하는 미국 메이저리거 타자들이 가장 애를 먹는 변화구 중 하나로 꼽힌다.

다익손은 SK 시절 최고 구속이 140㎞ 초중반에 머물렀다. 속도를 낮추더라도 포크볼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진 미지수. 그러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는 실제 속도에 비해 체감상 위력이 배가된다는 점에서 승부구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관건은 다익손이 얼마나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느냐다. SK시절 다익손은 12경기 평균 5⅓이닝, 이닝당 평균 16.9개의 공을 던졌다. 어디까지나 유인구인 포크볼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해선 공격적인 카운트 싸움으로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게 우선. 이에 대해 다익손은 "SK 시절엔 70~80개에서 피칭을 끊었다.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랐을 뿐이다. 이닝을 좀 더 끌고 가고 투구 갯수를 늘릴 수 있도록 루틴을 바꿔 볼 생각"이라며 "그동안 선발 준비 전까지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는데, 훈련량 조절과 그로 인해 축적된 에너지를 피칭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익손은 13일 잠실 LG전 등판이 유력히 점쳐지고 있다. 양 감독은 "다익손이 12일만 아니면 언제든 등판해도 문제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신무기 포크볼을 장착한 롯데의 다익손이 첫 선을 보인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