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축구 A매치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대한축구협회(KFA)의 후원사 재계약이 순풍에 돛단 듯 진행되고 있다. 축구협회는 11일 국내 굴지 통신업체 kt와 4년 연장 재계약에 합의했다. kt는 2023년까지 축구협회를 후원하게 되며 후원사의 권리를 누리게 된다. 2001년 축구협회와 손잡은 kt는 20년 넘게 대표팀을 후원할 수 있게 됐다. A대표팀은 물론이고 연령별 각급 대표팀의 유니폼과 경기장 A보드 등에 노출된다. kt와 축구협회의 재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종전 계약 보다 후원금이 10%(추정) 안팎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섭 축구협회 홍보마케팅실장은 "축구팬들이 우리 대표팀에 큰 사랑을 보내주고 있어 후원사 계약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판단된다. 올해 안에 남은 다른 후원사들과의 재계약건도 잘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축구협회 공식 후원사(파트너)는 총 11개 업체다. 2018년 기준으로 KFA가 이 후원사들로부터 1년에 받은 후원금은 330억원(현금 기준) 정도다. 올해 재계약을 모두 끝냈을 경우 협회의 후원사 수입은 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재계약 과정에서 업체들에게 후원금의 15%~20%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의 국내 물가 상승, A대표팀 등의 경기력 향상 등을 인상 근거로 들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11번째 후원사로 신세계와 2024년까지 5년간 100억원대 스폰서 계약을 했다. 신세계는 동계 종목 컬링과의 계약을 종료한 후 여자축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축구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KFA는 2017년에는 주류회사 롯데주류와 2021년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게임업체 넥슨과 2022년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또 기존 오랜 동안 손을 잡아왔던 KEB하나은행, 교보생명과도 2022년까지 연장 계약을 했다.
협회가 올해 안에 새롭게 재계약을 끝내야 할 곳은 네이버,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 코카콜라, 나이키까지 총 5개 업체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회사 나이키는 종전 KFA와의 계약에서 8년(2012년~2019년) 동안 총 1200억원(현금 600억원+물품 600억원)을 후원했다. 나이키는 스폰서 규모 면에서 KFA의 넘버1 후원사다.
KFA 한 고위 관계자는 "이들은 기존 후원사들이다. 우선 협상권도 갖고 있고, 이미 우리와 함께 한 시간이 오래 됐다. 함께 한국 축구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스포츠마케팅업계에선 기존 후원 업체들이 KFA와 결별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기존 업체가 후원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경쟁 업체들이 스폰서 계약을 따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현재 국내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서 축구 대표팀을 능가할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우승, 벤투호 출범 등으로 축구 콘텐츠에 젊은 여성 관중이 몰리면서 시장 가치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태극전사들의 A매치는 지난 7일 호주전(1대0 승)까지 7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이어갔다. 축구협회는 기존 후원사와의 계약 연장건과 별도로 꾸준히 12번째 후원사를 찾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