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공제 혜택을 받는 중소·중견기업의 업종·자산·고용 유지의무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 변경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는 가업을 이어받는 자녀에 대해 최대 500억원 한도로 상속세 과세가액을 공제해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 주는 제도다.
정부는 11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방안'을 확정,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기업이 업종·자산·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독일은 가업 상속 시 사후관리기간이 7년, 일본은 5년인 점을 감안했다. 다만, 대상 기업은 '중소기업'과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사후관리 기간 도중 업종변경을 허용하는 범위를 기존의 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에서 앞으로는 '중분류' 내까지 확대키로 했다. 예컨대 '제분업'을 하다가 '제빵업'으로 전환하거나 '알코올음료제조업'을 하다가 '비알코올음료제조업'으로 전환하는 게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가능해진다. '식료품 소매업'을 하다가 '종합 소매업'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는 융·복합 산업이 활발해지는 등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점을 고려, 가업 승계 기업의 유연한 대응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이와함께 탈세 및 회계부정으로 기업 소유주가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가업상속공제를 신청한 기업에서 사후관리기간에 상속인·피상속인이 탈세·회계부정으로 형사처벌을 받으면 지금까지 받았던 혜택이 사라지면서 그만큼 상속세가 추징된다. 조완제 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