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란 현장인터뷰]
[상암=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공정하고 치열한 경기. 월드컵 예선 위한 좋은 기회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숙적' 이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손흥민과 짝을 이뤄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황의조가 후반 12분에 선취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무려 8년 만에 이란전에 터진 대표팀의 골이었다.
하지만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황의조의 골이 터진 뒤 5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아쉬운 자책골이 나왔다. 수비수 김영권의 허벅지에 맞은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결국 승부는 무승부로 마감됐다. 아쉽게 승리를 놓쳤지만, 벤투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그는 "공정하고 치열했으며, 대등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경기를 통해 9월 월드컵 지역 예선을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었고, 특히 젊은 미드필더 백승우의 가치를 발견하는 등 소득이 컸다고 밝혔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상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무승부 결과가 아쉬울 것 같은데, 소감은
▶공정한 결과였다. 치열하고, 대등한 경기가 펼쳐졌다고 본다. 양팀에 기회가 모두 돌아갔지만, 경기가 진행되며 수비를 견고하게 하는 바람에 골 찬스가 많이 나진 않았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을 때도, 상대가 통제하고 풀어나간 시기도 있었다. 또 상대가 강해서 수비라인을 내린 채 풀어나갈 때도 있었다. 어쨌든 상당히 치열한 경기였다.
-백승우가 A매치 데뷔전 치렀는데, 출전시킨 이유는
▶백승우는 팀이 원하는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다. 그간 어린 선수들은 침착하게 인내를 가지고 기회를 주려고 했다. 백승우는 두 번째 소집 만에 A매치 데뷔전 치르게 됐는데, 기술이나 전술적 측면에서 중앙에 위치했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소집 훈련 때 백승우에게 팀이 기대하고, 원하는 역할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그 결과 오늘 출전하게 됐고, 원하는 것을 상당히 잘 보여줬다. 특히 오늘 공을 갖고 있을 때의 플레이가 좋았다. 자신감이 있었고, 본인의 캐릭터 잘 보여줬다고 본다. 신체 조건도 강점이 있다. 어린 선수가 이런 경기력 보여줬다는 게 만족스럽다. 또 이러한 젊은 선수로 조합된 미드필더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향후 대표팀의 장점이 될 것이다.
-좋은 경기력에도 이기진 못했다.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란전 전적만 놓고 평가하고 분석하고 싶지는 않다. 과거에 치른 이란전에 관해 이야기하고 평가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다만 8년 동안 이란을 상대로 득점하지 못했다는 것 알고 있는데, 득점했다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대표팀은 지금까지 서로 다른 상대를 만나 16경기를 치렀는데, 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9월 이전까지 준비해야 한다. 매 경기마다 올바른 전략 전술을 갖고 나와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또 오늘처럼 상대가 강해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90분 동안 치열하게 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주 이란 중에 어느 팀이 더 어려웠나,
▶두 팀 모두 마찬가지였다. 물론 서로 다른 팀이라 우리의 전략과 경기 방식, 전술 등을 모두 다르게 써야 했지만, 두 팀 모두 체격 조건이 뛰어나고 좋은 기술을 가진 강팀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계속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려고 노력했다. 두 팀 모두 경험과 장점이 많은데, 이란의 경우 지난 8년간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밑에서 단단한 조직력을 갖춘 팀이었다. 어쨌든 두 팀 모두 강팀이었고, 이 팀들을 상대하며 월드컵 예선을 준비할 좋은 기회였다고 본다.
-대표팀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약점은?
▶팀의 약점은 잘 숨겨야지 굳이 드러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대비하겠지만, 대외적으로는 장점을 부각하면서 잘 준비하려고 한다. 모든 팀에는 약점과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 한국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굳이 이 자리(기자회견)에서 공개해야 할 이유는 없다. 9월까지 남은 기간에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키우겠다. 팀 내부적으로 분석해서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