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하임=한만성 통신원] '코리안 몬스터' LA 다저스 류현진은 호투를 하고도 아쉽게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오히려 홀가분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만났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2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팀이 3대5로 역전패해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다저스가 3-1로 앞선 7회말 로스 스트리플링으로 교체된 류현진은 불펜진이 7,8회 연거푸 실점하며 전세가 뒤집혀 올시즌 메이저리그 첫 10승 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류현진은 에인절스 강타선을 상대로 단 1점만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아내며 제몫을 다했다.
류현진은 "선발투수가 해야 할 역할을 했다"며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경기도 야구의 일부다. 오늘은 투구수도 많고,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기도 있었다. 위기가 왔을 때 관리를 잘 한 게 6회까지 가는 힘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투표 중간 집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2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로 잠재운 류현진은 "실투도 하나 있었는데 트라웃이 놓친 것 같다. 만날 때마다 최대한 안 맞으려고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맞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10승을 가장 먼저 할 수 있었는데.
▶이런 경기도 야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6회까지만 갔는데 투구수도 많았고 위기도 많았다. 그런데 위기가 왔을 때 잘 넘긴 게 6회까지 실점을 최대한 줄이는 힘이 됐다.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한 것 같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일단 항상 그랬 듯 오늘도 제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경기 전 상대를 분석한대로 잘 갔다. 이 두 부분이 잘 합쳐지니까 위기가 와도 잘 벗어날 수 있었다.
-2회 콜 칼훈에게 홈런을 맞은 구종이 평소에 잘 던지는 체인지업이었다.
▶카운트를 잡으려고 들어갔는데, 타자가 잘 쳤다. 실투이긴 했지만 그 카운트에서 편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을 만한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잘 쳤다고 본다.
-6회말 마지막 타자 조나단 루크로이를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 전에 루크로이에게 안타를 맞은 상황이 있었다. 6회 다시 만났을 때는 이미 주자가 나가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안 맞으려고 노력했다. 오늘 괜찮았었던 구종(커터)을 마지막 공으로 던졌고, 제구가 잘 된 덕분에 잘 끝낼 수 있었다.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고 5회를 끝낸 후 주먹을 불끈 쥐었는데.
▶그 전까지 트라웃을 상대로 그 공(커터)을 최대한 안 주려고 하다가 마지막에 던졌다. 제구도 마침 잘 됐다. 첫 타석에서 상대했을 때부터 그 공을 안 보여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선 트라웃 타석에서는 직구, 체인지업을 안쪽으로 많이 던졌다. 마지막에 만나서 안 보여줬던 구종을 던졌고, 제구가 잘 됐다.
-트라웃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다. 비결은 체인지업일까.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실투도 하나 있었는데 트라웃이 놓치기도 했다. 일단 나도 안 맞으려고 하고는 있는데, 언젠간 맞지 않을까.(웃음)
-상대 타선이 체인지업에 잘 대비해서 나온 모습이었다.
▶맞다. 오늘 바깥쪽을 많이 노리고 나온 것 같았다. 그런 점을 파악하고 안쪽을 공략하면서 효율적으로 갈 수 있었던 거 같다. 결국 대처가 잘 됐다.
-많은 팬들이 기대한 오타니와의 맞대결이 불발됐다. 아쉬움이 있나.
▶전혀 없다(웃음). 안 붙게 되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일단 파워가 있고,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오늘 상대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준비를 잘 해놨었다. 나중에 언젠가는 붙게 될 거다.
-평균자책점은 조금 올라갔다. 신경쓰이지 않나.
▶아니다. 전혀(웃음). 지금도 너무 잘 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 게 많은 운도 따라줬다.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 쪽은 전혀 신경 안쓰고 있다. 지금도 너무 좋은 성적이다.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이 정도 성적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한만성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