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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현장]꿈쩍않는 벤투의 스타일, 승리 우선주의+백업 희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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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선수를 불렀다고 해서 꼭 출전 기회를 다 줄 수는 없다."

한국 축구 A대표팀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 출신)이 이란과의 친선 A매치(11일 오후 8시)를 앞두고 10일 파주NFC서 가진 사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대표팀 운영 방침을 재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기본 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험을 하더라도 이미 짜놓은 틀 위에서 변화를 추구한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파격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정작 선발 명단이나 교체 투입을 보면 변화의 폭이 기대 보다 적다. 이승우를 꾸준히 차출하고 있지만 좀 처럼 선발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 게 한 사례다.

벤투호는 앞서 7일 부산서 가진 호주와의 친선 경기서 조커 황의조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호주 상대로 익숙하지 않은 3-5-2 전형을 실험했다. 오는 9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 시작된다는 걸 감안할 때 낯선 포메이션을 테스트할 기회라고 본 것이다.

최전방에 손흥민-황희찬, 허리에 이재성-황인범-주세종, 윙백으로 김진수 김문환 그리고 스리백에 권경원-김영권-김민재를 배치했다. 골문은 김승규에게 맡겼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 교체 카드로 황의조 홍 철 나상호를 썼다. 친선 경기에선 최대 6명까지 교체 투입할 수 있지만 그 절반만 사용했다. 친선 경기에서 교체 카드 3명을 아낀 걸 두고 일부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인천 전략강화실장)는 "벤치에 앉혀둘 거면 안 뽑는 게 낫다"며 소신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기회가 주전급 선수들에게 집중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대표팀 운영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실험을 하더라도 한가지 원칙은 있다. 우리 스타일은 유지한다. 카타르 아시안컵 이전에는 팀 조직력 극대화를 기했고, 그 후에는 조금 더 실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실험도 우리 틀 안에서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벤투호의 틀은 '빌드업'을 근간으로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는 '공격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 스타일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 팀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지를 본다. 포지션과 상관없이 기술이 뛰어난 선수, 패싱력이 좋은 선수. 문전 앞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 강한 정신력을 갖춘 선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교체 선수의 많고 적음에 대해선 "교체 카드를 다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다. 교체를 많이 하면서 경기 결과를 덜 중요시할 수도 있고, 결과를 더 중요시해 FIFA랭킹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벤투 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을 감안할 때 결과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그는 당장 눈앞의 경기를 잡는 걸 최우선으로 하는 팀 운영을 했다. 외국인 감독이 처한 숙명과도 연관이 돼 있는 부분이다.

또 그는 "나는 경기 전 교체 카드를 몇 명 쓸 지를 정하고 들어가지 않는다. 상황 마다 다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수를 차출했다고 꼭 출전 기회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6월 A매치를 위해 태극전사 25명을 소집했고, 호주전서 선발 11명에 조커 3명까지 총 14명을 기용했다. 파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