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국내 저축은행들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모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과 저신용자들의 사정이 더 어려워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저축은행업계 자산기준(2018년) 상위 20개사의 올해 1분기 건전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연체율은 전년동기 대비 0.13포인트(p) 오른 4.12%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그만큼 재무상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으로 인천·경기지역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1년 사이 무려 6.26%p나 급등한 9.76%에 달해 가장 높았다. 이어 같은 지역의 페퍼저축은행(+1.89%p, 6.38%), 부산·경남의 IBK저축은행(+2.13%p, 4.66%) 등이 2%p 안팎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
또 전체 대출액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의 비율도 올해 1분기 평균 4.65%로 1년 전보다 0.0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상인(+6.62%p, 9.25%)·IBK(+2.12%p, 5.96%)·페퍼(+1.71%p, 5.89%)저축은행 등이 대표적으로 악화됐다.
저축은행의 수익성도 나빠져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년 전보다 0.01%p 낮은 1.57%로 나타났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현금 및 예치금, 대출채권, 유가증권 등을 합친 총자산으로 나눠 구하는 수익성 지표다. 특히 서울지역 DB저죽은행의 ROA는 지난해보다 0.45%p 낮아진 0.77%로 1%대 ROA가 붕괴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의 ROA는 4.40%로 가장 높았지만 1년 전보다 2.12%p 떨어졌다. ROA가 2% 이상인 곳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3.40%), 모아저축은행(2.51%) 등 3곳에 불과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1분기에 평균 13.98%로 전년동기(13.15%)보다 높아지며 금융당국의 규제기준 8%를 크게 웃돌았다. 유동성비율도 같은 기간 157.29%에서 171.75%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EO스코어는 "저축은행들이 주로 은행권 대출을 못 받는 중소기업이나 3등급 이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서민대출을 한다는 점에서 경기부진과 맞물려 건전성이 다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무건전성이나 지급능력은 양호해 건전성 악화가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조완제 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