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별다른 위기없는 완벽한 9이닝, 완봉승이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좌완투수 에릭 요키시(30)가 KBO리그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요키시는 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는 눈부신 피칭으로 4대0 완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 14경기 만에 거둔 첫 완투이자 완봉승이다. 팀내에서는 지난 5월 8일 이승호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따낸 이후 시즌 두 번째다.
요키시는 최근 투구수 75개를 넘기면 구위와 제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3경기에서 6이닝을 겨우 채우거나 6회 도중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닝을 끌고 가주기를 바라는 스태프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요키시는 이날 140㎞대 중반의 강력한 투심을 주무기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며 막강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9이닝 가운데 6개 이닝이 삼자범퇴였고, 주자 2루 허용이 한 번 밖에 없었다. 두산 주자는 한 번도 3루를 밟지 못했다.
총 105개의 공을 던져 이닝당 평균 11.7개로 효과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했다. 4사구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무4사구 완봉승은 시즌 2호, 통산 130호, 히어로즈 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요키시는 땅볼 아웃이 15개로 플라이 아웃(6개)보다 2.5배나 많았다. 그만큼 구위와 제구력이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는 뜻이다.
1회말 1사후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회에도 1사후 김재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박세혁과 오재원을 잇달아 2루수 땅볼로 제압했다.
요키시는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벌이며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낮게 깔리는 투심과 낙차 큰 체인지업을 주된 볼배합으로 삼으면서 땅볼과 삼진을 유도, 기세를 이어갔다. 6회 2사까지 13타자 연속 범타 행진. 요키시는 6회말 2사후 페르난데스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7,8회 역시 삼자범퇴였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요키시는 2사후 박건우를 자신이 직접 땅볼로 잡아내며 완봉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요키시는 "좋은 경기를 했다. 경기전 (포수)박동원과 전략을 잘 짰고 최근 경기서 배터리를 이루면서 호흡도 좋아지고 있다. 노력을 많이 하는 포수"라면서 "최근 투구수 75개 이후 안타를 맞은 이유가 초반부터 변화구 승부를 많이 하면서 패턴을 읽히는 문제 때문이었는데, 오늘은 초반부터 직구로 승부했고 제구도 잘 됐다. 한국 타자들 정보를 많이 알려주는 나이트 코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