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틀 연속 대체 선발의 등판. 1위를 질주하는 SK 와이번스라고 해도 불안한 선발로 승리를 따내기는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많았다. 게다가 상대는 5위인 키움 히어로즈였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SK는 4,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경기서 이케빈과 이승진을 선발로 내고도 모두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당연히 뒤쫓아오는 두산 베어스와의 1게임차를 유지하며 1위를 지켰다.
5선발인 문승원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SK는 선발 1자리를 대체 선발로 메우고 있다. SK 염경엽 감독은 그 자리를 1명에게만 주지 않고 여러 선수를 시험하는 자리로 쓰고 있다. 그런데 대체선발이 또 필요한 변수가 생겼다. 급하게 헨리 소사를 영입하면서 브록 다익손을 방출하게 된 것이다. 다익손은 당초 4일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SK가 소사와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빠르게 일이 진행돼 3일 소사와 계약을 했고, 다익손이 방출되며 4일 경기에 다른 대체 선발이 필요하게 됐다.
그래서 SK는 4일엔 이케빈, 5일엔 이승진을 선발로 냈다. 커리어로 볼 때 둘에 대한 기대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케빈은 이번 등판이 1군 데뷔전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나왔지만 제구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케빈은 초반에 무너지지 않았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아냈다. 4회말 안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의 위기 속에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두번째 투수 박민호가 병살타와 땅볼로 주자를 1명만 홈에 들어오게 해 이케빈의 실점이 1점에 불과했다. 이후 SK는 정영일 김택형 김태훈 하재훈으로 키움 타선을 1점으로 끝까지 막았고, 0-1로 끌려가다가 8회초 동점, 9회초엔 상대 마무리 조상우로부터 최 정이 역전 안타를 치며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5일에도 키움 선발이 최원태라 선발 싸움에선 SK가 밀렸다. 선발 이승진은 1회말 2점을 내주며 불안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SK가 3회초 최원태를 상대로 대거 5점을 뽑아낸 것. SK는 3회말부터 박민호를 투입해 불펜진을 가동했다. 그리고 강지광 서진용 기매훈 정영일 하재훈 등 필승조를 총동원해 키움 타선의 득점을 0으로 봉쇄했다. 6대2의 승리.
SK가 이틀 연속 불펜 투수들을 대거 기용했지만 큰 걱정은 없다. 이닝과 투구수를 조절했고, 충분한 휴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 경기엔 SK가 자랑하는 김광현-앙헬 산체스와 돌아온 소사가 등판할 예정이다. 모두 길게 이닝을 끌고갈 수 있는 투수들이라 불펜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또한명의 이닝 이터를 영입함으로써 SK는 필요한 순간 불펜을 총동원하면서도 무리없이 불펜진을 운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틀 연속 대체 선발이 나옴에도 막강불펜 덕분에 실점은 단 3점 뿐이었다. SK 마운드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