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에 이런 적이 있었던가.
KT 이강철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하게 생겼다. 선발진이 넘쳐 누굴 빼야할까 생각을 해야할 시기가 오고 있다.
KT는 현재 3선발인 이대은이 부상으로 빠져있다. 그 자리를 배제성이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배제성은 세차례 선발 등판에서 두산 조쉬 린드블럼과 두차례, SK 앙헬 산체스와 맞대결을 펼쳤다. 팀이 1승2패를 기록했지만 예전과는 다른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하며 확실하게 선발 투수로서 이름을 남겼다.
배제성의 활약 덕에 KT의 선발진은 안정적으로 돌아가면서 어느 팀과 만나도 해볼만한 팀이 됐다.
그런데 팔꿈치 통증으로 빠져있던 이대은이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불펜피칭까지 했다. 이대은은 5일 한차례 더 불펜피칭을 한 뒤 주말엔 퓨처스리그 선발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올릴 예정이다. 실전 등판에서도 별 이상이 없을 경우 다음주엔 1군 등판을 한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그럴 경우 임시 선발이었던 배제성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 일.
하지만 이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동안 좋은 공을 가진 유망주로만 머물던 배제성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는데 멈추기엔 아쉽다. 그렇다고 다른 선발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조심스럽게 6선발 체제를 얘기했다. 아직 확정은 아니고 구상만 하는 단계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 감독은 "김 민이나 배제성 등 첫 1군 로테이션을 도는 투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곧 여름이 오기 때문에 체력이 더 달릴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팀들처럼 1군에서 빼서 휴식을 줄 수도 없다"면서 "6선발을 돌린다면 선발진이 휴식을 하면서 던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외국인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는 그들의 뜻에 따라 로테이션 기간을 맞춰줄 예정이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길게 쉬는 것을 싫어하더라. 알칸타라는 많이 던지고 있어서 휴식이 좀 필요하다"면서 선수들의 의사에 따라줄 것이라고 했다.
KT가 진짜 한시적으로라도 6선발 체제를 가동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감독 개인의 구상이고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6선발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KT로선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팀 전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